[기자수첩] 암호화폐 시장, ‘가즈아’보다 중요한 것

김상우 기자
입력일 2019-12-09 14:27 수정일 2019-12-09 14:28 발행일 2019-12-1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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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우 산업IT부 차장

2019년이 저물어간다. 뉘엿뉘엿 넘어가는 한 해에 누구나 한번쯤은 감정의 노예가 되기 마련이다. 어떤 이들은 야속한 마음을, 어떤 이들은 다가올 새해를 기대하는, 어떤 이들은 살아있다는 자체에 깊은 숨을 내쉬기도 한다. 

아마도 이러한 희비쌍곡선은 암호화폐 투자자들에게 극명하지 않을까 싶다. 올 초까지만 해도 폭락장에서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자 많은 투자자들이 손을 털고 나왔다. 그러나 이들의 포기를 기다렸다는 듯 암호화폐 시장은 순식간에 상승기류를 탔다. 여기에 미국과 일본의 연이은 제도권 안착부터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의 암호화폐 가이드라인 마련, 페이스북 리브라 프로젝트, 기관투자자 유입을 촉진할 백트 등 굵직한 이슈들이 쏟아졌다. 이러한 글로벌 시장의 흐름에 국내에서도 특금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앞두고 있다.

그간 암호화폐에 섣부른 진단을 내린 이들은 이러한 변화를 예상했을까. 몇몇 정치인과 유명인은 암호화폐가 제2의 튤립버블이니 제2의 버블닷컴이니, 4차산업혁명의 탈을 쓴 ‘사짜’라며 혹평에 혹평을 거듭했다.

중요한 건 암호화폐 시장이 쇠락하더라도 새로운 방향의 제시와 디지털 자산 시대를 일깨웠다는 점이다. 더욱이 암호화폐 메커니즘의 핵심인 블록체인 솔루션은 부인할 수 없는 기술이다.

그간 암호화폐 시장이 제풀에 쓰러지길 바랐던 정부는 이제라도 이들의 질긴 생명력을 파악해야 한다. 기술이 개발된 시대가 무엇을 요구하는지 냉정하게 진단해야만 하는 것이다. 4차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길 원한다면 겉 다르고 속 다른 행보는 이제 그만 둘 일이다.

투자자들도 새해에는 한탕주의에 골몰하지 않길 당부한다. 투자 시장에서 이익 추구는 당연지사겠지만 백척간두에 선 국내 암호화폐 시장을 먼저 살려놓고 볼 일이 아니겠는가.

김상우 산업IT부 차장 ksw@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