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겨울왕국2' 노키즈 존 논란

이희승 기자
입력일 2019-12-04 14:39 수정일 2019-12-04 18:28 발행일 2019-12-0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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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승 문화부 차장

예상된 흥행이었다. 디즈니 ‘겨울왕국 2’가 1000만 관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지난 달 21일 개봉한 ‘겨울왕국2’는 개봉 후 내내 독주 중이다. ‘겨울왕국2’의 흥행 속도는 전편 ‘겨울왕국’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다. 개봉 46일만에 애니메이션 사상 최초 1000만 관객을 돌파한 ‘겨울왕국’의 최종 누적관객수 1029만 6101명을 넘는 건 시간 문제로 보인다. 영화가 갖춘 재미와 서사도 흐른 세월만큼 굳건하고 발전했다. 자매의 성장과 우애에 집중한 1편에 비해 2편은 여성, 나아가 리더로서의 무게까지 아우른다. 가족 관객들이 몰릴 수밖에 없는 교훈적인 내용이다. 문제는 성인 관객과 아이들이 한 극장에서 영화를 보면서 시작된 신경전이다. 6년 전 유치부와 초등학생인 이들은 이미 디즈니의 열혈 지지자로 성장했다. ‘렛잇고’를 능가하는 떼창샷은 볼 수 없지만 그에 상응하는 엘사의 업그레이드된 드레스와 거인, 요정, 바람 등 아이들을 열광시키는 요소들이 등장한다.

지난 주말 서울 모처의 한 상영관은 저녁 9시임에도 어린이 집의 축소판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많은 아이들이 몰렸고 소란스러웠다. 이에 일부 관객들은 어린이들의 ‘관크’(관객 크리티컬의 준말로 관람을 방해하는 행위)에 피해를 입었다는 사례가 늘면서 ‘노키즈(No-Kids)존’을 주장하기도 했다. 내 돈 주고 보는 영화를 아이들의 소란스러움으로 방해받고 싶지 않다는 생각과 이조차 또 다른 차별이자 학대라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영화의 관람 연령대를 볼 때 극장의 소란스러움은 어찌보면 필수불가결하다. 이럴 때 필요한 건 성인으로서의 인내와 부모들이 보여야 할 확실한 제지다. 극장을 찾는 아이들도 알 건 아는 나이다. 흡사 안방에서 보는 듯한 행동을 보이는 아이를 방관하는 것만큼 한심스러운 일은 없다. ‘네 자식 너나 예쁘지’라는 온라인 조롱글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과도한 액션과 수다는 영화가 끝나서 나눠도 좋다. 적당한 제지만 해도 옆 관객이 보이는 한심한 눈초리는 피할 수 없다. 그리고 성인 관객들이여! 옆자리의 소란스러운 꼬마가 디즈니 영화를 처음으로 극장에서 본다고 생각해보라. ‘너도 보니 좋구나’란 따듯한 눈빛이 필요할 때다.
이희승 문화부 차장 press512@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