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코리아세일페스타’ 누구를 위한 행사인가

양길모 기자
입력일 2019-11-11 13:39 수정일 2019-11-11 13:41 발행일 2019-11-1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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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양길모 기자
양길모 생활경제부 기자

“처음과 최대를 내세우며 지난 1일 시작된 ‘코리아세일페스타’(코세페)가 올해도 역시나로 마침표를 찍을 것으로 보인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2015년 10월 내수경기 활성화를 목적으로 정부차원에서 처음 기획된 ‘코세페’는 국내 최대 규모 할인행사다. 특히 올해는 처음으로 민간 주도로, 총 650여개 업체가 참여해 흥행 몰이에 열을 올렸다. 

정부와 유통업계는 침체된 경기 침체를 끌어올리고 연말 소비심리 상승을 기대했지만 역시나 올해도 ‘반쪽짜리 행사’, ‘아는 사람들만 아는 행사’라는 오명을 지우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시작 전부터 공정위 규제로 사실상 백화점 할인행사가 빠진 채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백화점 할인이 ‘코세페’의 전부는 아니지만 흥행 몰이에 큰 몫을 했던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실제로 지난 주말 서울 명동의 신세계와 롯데 두 백화점 본점에는 코리아 세일 페스타를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포스터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이처럼 ‘코세페’가 국내 최대의 쇼핑행사라는 이름에 걸맞은 모습을 보이지 못한 반면 민간 기업의 세일행사는 큰 호응을 얻었다. 일례로 11월2일 하루 진행된 신세계그룹 ‘쓱데이’ 행사를 찾은 고객은 600만명으로, 매출도 지난해 대비 2배 증가한 4000억원을 넘어섰다. 실속은 없고 ‘국내 최대 규모’라는 거창한 이름만을 내걸고 열리는 지도 모르는 ‘코세페’와는 다른 모습이다.

소비자들은 정확하다. 내가 필요한 제품이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입하는 게 더 저렴하거나 더 많은 혜택이 있다면 시간을 내서라도 매장을 찾는다. 생색내기와 성과에 취해 ‘그들만의 잔치가 된 코세페’보다는 진정으로 소비자들이 손꼽아 기다리며 현장에서 함께 즐길 수 있는 ‘코리아세일페스타’가 되길 기대해본다.

양길모 생활경제부 기자 yg102@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