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은행을 '100%' 믿지 마세요

유혜진 기자
입력일 2019-11-06 14:23 수정일 2019-11-06 16:23 발행일 2019-11-07 19면
인쇄아이콘
유혜진기자수첩
유혜진 금융증권부 기자

우리은행 앞에서 시위하는 사람들, KEB하나은행에도 찾아갔다. 이들은 “은행을 철석같이 믿었건만 사기 당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이 판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가 줄줄이 손실을 확정했다.

손해도 손해지만 금융권이 술렁인 것은 불완전판매 탓이다. 금융감독원이 우리·하나은행과 증권사, 자산운용사를 검사했더니 불완전판매 의심 사례가 전체 판매량의 절반을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만기 상환 확률 100%’라거나 ‘원금 손실 확률 0%’라며 투자자를 꾀었다. 파생상품 팔 자격 없는 직원이 나서기도 했다. 그 말만 듣고 퇴직금을 비롯해 몇억원씩 갖다 부은 투자자가 여럿이다. 은행들은 90세 넘는 노인에게도 제대로 설명하지 않은 채 팔아넘겼다. 기초자산 값이 내리는데도 밀어붙였다.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하나은행은 금감원이 검사하기 앞서 DLF 자료를 지웠다. 검사를 방해했다는 혐의를 받을 수 있다.

저금리 환경에서 한 푼이라도 더 벌어보려는 투자자는 뒤통수를 맞았다. “사기 당했다”며 “전액 배상하라”고 요구하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자기 책임 원칙 때문이다. 대부분 투자설명서에는 ‘투자에 따른 책임은 투자자에게 귀속된다’고 쓰여 있다. 하물며 예금마저도 100% 보장되지 않는다.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금융기관이 파산 등으로 예금을 돌려주지 못하게 되면 한 금융회사에서 원금과 이자를 합쳐 1인당 5000만원까지 보장 받는다.

100%라는 은행 말에 넘어가지 말자. 투자의 최종 결정은 내가 하는 것이다.

유혜진 금융증권부 기자 langchemist@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