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꺼지지 않는 바이오 거품과 모럴해저드

송영두 기자
입력일 2019-10-20 14:55 수정일 2019-10-20 14:57 발행일 2019-10-21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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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두 산업IT부 기자

“바이오 거품이 좀처럼 꺼지지 않고 있네요. 문제가 심각합니다.”

최근 만난 국내 굴지 바이오 기업 관계자는 꺼지지 않는 바이오 거품에 우려를 나타냈다. 실제로 바이오 기업들의 잇따른 임상 실패로 끝모르고 추락하던 바이오 주가가 최근들어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

발단은 임상실패 결과를 발표했던 바이오 기업이 앞선 결과를 뒤집는 임상 3상 성공을 발표하면서다. 지난 6월과 9월 각각 신약 임상 3상 실패를 알리며 주가가 급락했던 에이치엘비와 헬릭스미스는 최근 임상 3상 성공 소식을 발표하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20일 현재 에이치엘비 주가는 4만원대에서 10만원대로, 헬릭스미스는 6만원대에서 8만원대로 상승했다.

이에 업계 전문가들은 이들의 임상 3상 성공 발표에 큰 의미를 두긴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최종적으로 임상 성공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판단하는 것이어서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일부 바이오 기업이 공시를 통해 임상결과 및 신약개발 등의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경영진이 내부 정보를 취득해 활용함에 따라 투자자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바이오 기업과 해당 경영진들의 모럴 해저드가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끼치고 결과적으로 K-바이오 경쟁력을 갉아먹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금융당국도 내부 정보 유출 의혹 등 일부 바이오 기업에 대한 불공정 거래에 관한 민원을 접수하고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 사실상 제약바이오 기업에 대한 불공정거래 조사에 착수했다는 분석이다.

국가 미래 비전으로 손꼽히고 있는 신약개발 산업이 일부 바이오 기업 경영진을 배불리는 수단으로 악용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정부의 단호한 대응이 필요한 시기다.

송영두 산업IT부 기자  songzio@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