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정치협상회의체, 제 2의 '여야정협의체' 되지 않길

표진수 기자
입력일 2019-10-14 11:04 수정일 2019-10-14 14:43 발행일 2019-10-15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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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경제부 표진수 기자

20대 마지막 국회가 세달 가까이 ‘조국 블랙홀’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조국 사태로 여·야는 국회에서 장외까지 밀려나왔다.

진보진영과 보수진영으로 나뉘어 대규모 장외집회가 차례로 열렸다. 이러한 상황을 지켜본 국민들은 “국회의 정치 협상력이 사라지고 있다”, “분열의 정치가 최고조에 다다랐다”는 질타를 하고 있다.

이러한 질타를 의식이라도 한 듯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당대표들 간의 ‘정치협상회의’를 구성하면서 거리정치로부터 탈출구를 모색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치협상회의체는 국회를 장외로 몰아낸 사법개혁안과 정치개혁안 등 중요 현안을 다룰 협상 테이블을 만들기 위해 만들어졌다.

국민들은 이 협의체가 제 2의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가 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앞서 구성된 여야정국정상설협의체는 지난해 8월 만들어진 이후 회의가 단 한차례 열리는데 그쳐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우려대로 정치협상회의는 초반부터 삐걱 거리면서 ‘반쪽’ 출발을 했다. 지난 11일 문 의장을 포함해 여야 4당 대표 모두가 모인 자리에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일정상 이유로 첫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번에 구성한 정치협상회의체가 말 뿐인 정치협상회의체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현 정국을 풀기 위해서는 이 협의체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무슨 일이든 시작하기가 어려운 법이다. 그러나 시작은 됐다. 이 협의체가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구성원들 간의 노력에 달렸다.

여·야 교섭단체 원내대표 간 풀지 못한 정국을 문 의장과 여·야 5당 대표가 쌓아온 정치 경험을 통해 조국 정국을 풀고 민생을 책임지는 국회가 되기를 바란다.

표진수 기자 vyvy@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