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집에서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온누리 모바일상품권 도입이 됐다는 얘기가 머리를 스쳤다. 머리맡에 있던 스마트폰을 집어 들어 앱을 설치했다. 1만원권 온누리 모바일상품권을 구매해 집 근처 전통시장을 찾았다. 떡볶이, 튀김 등을 온누리 모바일상품권으로 구매하려고 하자 돌아온 답변은 “그게 뭐예요. 온누리상품권이 스마트폰으로 되나요”라는 말이었다.
온누리 모바일상품권이 시중에 도입된 지 한 달이 됐다. 전통시장 활성화와 상품권 부정유통을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지만 실효성 논란이 있었다. 심지어 사용성에 의문을 제기한 용역 연구보고서도 존재했다.
우려가 현실이 됐다. 전통시장 상인뿐만 아니라 시민들도 외면하고 있다. 홍보가 덜 됐다는 것도 문제지만 사용방식이 불편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온누리 모바일상품권은 소비자가 가맹점에 비치된 QR코드를 결제 앱으로 촬영해 결제하는 방식이다. 소비자가 QR코드를 찍고 결제 금액도 직접 입력해야 한다는 점에서 불편하다는 문제가 있다. 제로페이 역시 이 같은 불편 때문에 바코드를 활용한 결제방식으로 바꾸고 있다. 이를 위해선 매장 내 포스(POS) 설치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전통시장의 경우 포스 설치 매장이 많지도 않고 노점의 경우 포스 설치가 어렵다는 게 걸림돌이다.
온누리 모바일 상품권 도입 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그간 정부는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카드 결제, 온누리 전자상품권 등 다양한 정책과 단말기 보급을 시행했으나 실제 사용은 미미했다.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는 온누리 모바일상품권의 사용률은 제로페이 사용률보다 더 낮을 공산이 크다. 도입 한 달을 맞은 온누리 모바일상품권은 현재 안착 혹은 좌초 두 갈림길에 서있다.
유승호 생활경제부 기자 peter@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