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쇼크 빠진 바이오 시장, 신뢰만이 살 길

이은혜 기자
입력일 2019-09-30 14:33 수정일 2019-09-30 14:35 발행일 2019-10-01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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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혜 금융증권부 기자

셀트리온을 중심으로 한 바이오주의 전성기는 개미들에게 큰 수익을 안겨줬다. 셀트리온이 주당 35만원을 기록했던 것은 물론이고, 주당 8000원대로 쪼그라든 신라젠의 주가도 한때는 10만원을 훌쩍 넘겼다. 개미들은 ‘신약 개발 기대감’ 하나만 믿고 자신들의 돈을 아낌없이 쏟아부었다. 코스닥지수는 바이오 종목에 힘입어 900선을 돌파하기도 했고, 이들은 시가총액 상위 목록에 줄줄이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올해는 바이오주가 개미들에게 큰 상처를 안긴 한 해가 아니었을까. 코오롱티슈진의 ‘인보사케이주’, 신라젠의 ‘펙사벡’, 에이치엘비의 ‘리보세라닙’에 이어 이번엔 헬릭스미스가 ‘엔젠시스’ 임상 3상 결과 발표를 지연하기로 결정했다. 사유가 아주 황당했다. 임상과정에서 신약과 위약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기업의 가장 기본적인 신뢰도를 훼손시킨 사건이다.

코스닥시장에서 바이오주는 서서히 가라앉고, 2000년대 초반과 같이 5세대(5G), IT부품주들이 조금씩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코스피로 이전상장하면서 거품 논란으로 시장 내 갑론을박이 잦았던 셀트리온 계열사가 오히려 얌전하게 느껴질 정도다.

코스닥시장에서는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셀트리온헬스케어 외 시총 10위권 밖으로 밀려난 바이오 종목들이 부지기수다. 문제의 헬릭스미스는 10거래일 연속 ‘파란 불(주가 하락)’을 띄웠다. 그 중 2거래일이 하한가다.

그렇다면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흘린 기업의 죄일까 아니면 ‘한탕주의’에 목매 자신의 돈을 내건 개미들의 안일함이 더 클까. 한 쪽에게 귀책을 돌리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임상을 실시하는 해외에서 국내 주식시장을 어떻게 바라볼지도 의문이다. 기본적인 신뢰 회복이 우선이다.

이은혜 금융증권부 기자 chesed71@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