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검색어 1위 비트코인'이 말하는 것

김상우 기자
입력일 2019-09-25 14:48 수정일 2019-09-25 15:32 발행일 2019-09-26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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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우 산업IT부 차장

“정말 큰 일이에요. 이 상태가 1년만 더 이어지면 관련 업계는 회복 불가능한 치명타를 입을 겁니다.” 

최근 국내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관계자들을 만나보면 모두 한숨부터 내뱉는다. 2017년 암호화폐에 대한 정부 당국의 칼날이 본격적으로 들어온 이후 겨우겨우 목숨만 부지하고 있다는 장탄식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업계의 높은 피로감에도 불구하고 25일 국내 주요 포털사이트에서 비트코인이 이슈 검색어 1위에 오른 것이다. 비트코인이 간만에 포털 이슈 상단을 장식한 이유는 10% 이상의 시세 폭락 때문이다. 원인을 놓고 외신 분석이 쏟아져 나오면서 투자자들은 물론 많은 이들의 이목이 쏠렸다.

어찌 보면 이러한 현상은 여전히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이 대중의 관심사 중 하나임을 대변한다. 정부가 아무리 암호화폐 시장을 누르려 해도 산업에 대한 가치 부여는 시장의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최근 자유한국당이 발표한 ‘민부론’은 현 정부의 직접적 개입을 통한 성장론과 배치되는 시장 자율성에 방점을 찍었다. ICO 등 암호화폐 시장 활성화를 언급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여당과 다른 스탠스를 취할 수밖에 없는 정치상 책략일지 몰라도 암호화폐 업계에선 지지를 보낼 수밖에 없는 반가운 소식이겠다.

1793년 루이 16세를 프랑스 파리 혁명광장 내 단두대에서 처형했던 로베스 피에르는 생필품 가격을 안정화시키겠다며 최고가격제를 시행했다. 그 이상의 가격을 책정하는 이들은 가차 없이 단두대로 보냈다. 이같은 공포 조치에 잠시 생필품 값이 하락했으나 불과 1년 만에 다시 폭등하고 말았다. 그 정책을 시행한 로베스피에르는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졌다. 민주주의를 시행한 국가들 중 시장 자율성을 이긴 정부는 없었다.

김상우 산업IT부 차장 ksw@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