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일하는 국회’ 법안 발의에 국민들은 씁쓸하다

표진수 기자
입력일 2019-08-11 10:35 수정일 2019-08-11 10:46 발행일 2019-08-1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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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진수 정치경제부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일하는 국회’를 위해 국회의원들의 상임위원회 참석을 의무화 하고, 일정 조건을 갖출 경우 상임위에 안건을 자동 상정하는 법 제정을 추진한다.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국회에서는 일하는 국회 법안까지 발의하니 국민들은 씁쓸한 노릇이다.

지난 17일 부터 국회 상임위원회에 법안을 심사하는 소위원회를 한 달에 두 차례 열도록 했지만 갈 길이 멀다. 실제 국회의원들은 지역구를 대표하기도 하지만 상임위원회를 통해 입법 활동을 하고 정부 정책의 문제점 등을 지적하는 것이 주요 역할이다.

그러나 국회의원들은 일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 지난 7월 한 달간 국회 상임위별 법안심사소위원회 심사 현황을 분석한 결과, 소위를 한 달에 두번 이상 연 상임위는 전체 17곳 중에 5 곳에 그쳤다. 특히 운영위·정무위·정보위·여가위는 지난달 법안소위를 단 한 차례도 열지 않았다.

그럼에도 국회의원들은 지역구 의석을 차지하기 위해 지역구만 돌아다니는 실정이다. 내년 총선이 8개월 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지역구 챙기기에만 몰두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입법활동 보다 지역구 관리에 더 많은 신경을 쓰는 국회의원도 있다. 한 보좌관은 “의원들은 국회에서 열리는 세미나나, 기자간담회 등이 있는 날이 아니면 지역구 사무실에서 상주하고 있다”면서 “의원 회관에서 의원들을 찾아 다녀도 법안 관련 업무를 하는 의원들을 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국민의 선택이 더욱 중요해 졌다. 국민들은 지역구에 와서 눈도장을 찍는 의원들 보다는 실제로 입법이나 정책활동을 얼마나 했는지로 판단해야 한다.

표진수 정치경제부 기자 vyvy@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