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보이콧 재팬' 오조준 땐 우리 국민 다친다

양길모 기자
입력일 2019-08-08 14:15 수정일 2019-08-08 14:17 발행일 2019-08-09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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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양길모 기자
양길모 생활경제부 기자

“롯데 사업장의 대부분은 한국에 있고 13만명 직원들도 전부 한국인이다.”

일본산 불매운동이 확산되면서 일각에서 거론되고 롯데의 국적 논란에 대해 공식 답변이다. 만일 롯데에 대한 불매운동하면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곳은 어디일까라는 고민을 하게 된다.

우리는 쉽게 생각해 불매운동의 칼날이 일본을 향한다고 생각하지만, 정착 기업의 매출 부진으로 제일 크게 영향을 받는 사람들은 13만명의 임직원들이 아닐까.

국내에서 일본식 음식점을 운영하는 소상공인들도 이번 불매운동으로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

최근 불매운동은 단순히 구매를 하지 않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애국심’으로 확산되는 모양세다.

‘독립운동은 못해도 불매운동은 하겠다’며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일본산 제품을 알려주는 사이트에서부터 일본산 제품을 바코드 구별법 등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불매운동에 참여하는 인증샷도 쉽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일본 불매운동에 대한 성숙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원재료까지 찾아가며 불매운동에 참여하는 소비자들의 행동이 어떤 의미인지, 어떤 메시지를 전하려하는지 모르는 바 아니지만 이 시점에서 감정적인 대응으로 대화조차 하지 못하는 분위기를 조성한다면 그 피해는 오로지 국민들에게 돌아가는 셈이다.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응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이 불매운동이 누군가에게는 생존까지 위협하는 중요한 사안이 될 수도 있는 만큼 의미가 퇴색되지 않도록 덮어놓고 거부하기 보다는 이성적인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양길모 생활경제부 기자 yg102@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