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경기둔화가 한국은행 탓인가

홍보영 기자
입력일 2019-07-17 14:35 수정일 2019-07-17 14:37 발행일 2019-07-18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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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영 금융증권부 기자

우리나라 경기전망이 어둡다. 정부도 당초 낙관적인 태도를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이에 통화정책 결정권을 쥐고 있는 한국은행에 부담스러운 시선이 쏟아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 3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6~2.7%에서 2.4~2.5%로 낮췄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정부의 성장률 전망이 여전히 낙관적이라고 보다. 실제로 글로벌 투자은행(IB)인 씨티그룹과 골드만삭스 등이 2.1%, JP모건이 2.2%로 성장률 전망치를 수정한 것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다. 모건스탠리의 경우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2%에서 1.8%까지 낮춰 잡았다.

미중 무역분쟁 갈등이 소강상태에 접어드는가 싶더니 일본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가 새로운 리스크로 떠올랐다. 수출과 더불어 내수경기 역시 악화하는 추세다. 고용지표는 개선될 기미를 보이고 있지 않고 기업경영 환경은 나빠지고 있다. 투자 감소는 당연한 수순이다.

이런 상황에서 경제수장들은 한은에 책임을 떠넘기는 모양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한 라디오에 출연해 “여러가지 경제여건이 변화했고 한은 금통위가 변화한 여건을 감안해 합리적으로 (기준금리를) 결정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심스러운 스탠스를 취했지만 기준금리 인하 필요성을 강조한 셈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만약에라도 (가계부채 증가 등과) 관련 우려가 있다면 우리 장치를 동원해서 차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 인하에 따른 부작용을 걱정 말고 금리를 내리라는 압박으로 풀이된다.

한은의 독립성 침해 문제는 여전히 나아지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경계선이 점점 더 희미해지는 듯하다. 경기하강에 대한 우려의 시선을 한 기관에 전가하기 보다는 장기적인 시각에서 내수 살리기에 나서야 할 때다.

홍보영 금융증권부 기자 by.hong2@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