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현대-대우 기업결합심사, 경쟁력 깎는 결과는 피해야

전혜인 기자
입력일 2019-07-04 14:41 수정일 2019-07-04 14:42 발행일 2019-07-05 19면
인쇄아이콘
전혜인기자수첩
전혜인 산업IT부 기자

현재 국내 조선업계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 중 하나인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계획이 예상치 못한 벽에 부딪힐 조짐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사업 중간계열사인 한국조선해양은 지난 1일 한국 공정거래위원회에 대우조선해양과의 기업결합심사를 위한 신청서를 제출한 데 이어, 유럽연합(EU)을 비롯해 일본·중국·카자흐스탄을 심사 대상국으로 확정, 조만간 심사를 신청한다는 방침이다.

한국조선해양이 가장 신경을 쓰는 곳은 독과점 심사에 엄격한 EU이지만, 최근에는 일본이 한국과의 정치적 갈등에 대해 수출 규제 등 경제 보복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결합심사에까지 악감정이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우려가 따른다.

물론 일본이 정치적인 이유로 기업결합심사를 불승인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일본이 독과점 문제 등 여러가지 조건을 내세우며 ‘딴지걸기’를 할 가능성도 높다. 현재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수주잔량 기준 시장점유율은 20% 초반에 머물고 있으나, 최근 가장 수익성이 높은 선박인 LNG운반선만으로 한정하면 점유율이 60%가 넘어간다. 이에 일각에서 현대중공업이 해외에서 기업결합을 승인받기 위해 대우조선해양의 생산규모를 축소시킬 수도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통합은 지금 시점에서 득실을 평가하기는 어렵다. 출혈경쟁이 해소돼 수익성이 나아질 것이라는 견해가 있는가 하면 일방적으로 피인수기업인 대우조선해양에게 불리한 상황이 올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다만 아무리 결과가 중요하다고 해도, 성과를 내기 위해 우리의 경쟁력을 스스로 깎아내리는 상황이 와서는 안 될 것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이 해외의 압박심사를 어떻게 극복할지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전혜인 기자 hy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