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G20·트럼프 방한'에 부쳐

박종준 기자
입력일 2019-06-27 15:14 수정일 2019-06-27 15:15 발행일 2019-06-28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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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준 산업IT부 차장

‘운명의 날’이 밝았다. 우리에게는 ‘결전의 날’이다. 오늘(28일)부터 29일까지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국 정상회의(G20 정상회의)에 이어 오는 30일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한한다. 두 가지 대형 이벤트는 통상분야 등 외교력의 시험대라는 점에서 우리 정부는 총력전을 펼쳐야 할 당위성을 지닌다. 

따라서 정부는 이번 ‘2대 이벤트’에서 역량과 지혜를 총동원해 국익을 도모해야 한다. 우리나라가 현재 미국과 중국 등 강대국의 틈바구니에 끼어 정치적으로든 경제적으로든 옴싹달싹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미·중 통상분쟁 장기화 여파로 수출은 이달까지 7개월째 감소세를 면치 못하면서 올해 목표치인 2% 후반대 성장률 달성이 불투명해졌다. 더욱이 ‘수출 효자’인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기업들은 양국으로부터 ‘내편에 서라’는 압박을 받고 있고, 현대자동차·현대모비스 등의 기업들은 고관세 부과 우려 등으로 인한 통상 리스크에 직면해 있다.

이 같은 현실(위기)는 고려시대 말기, 거란이 한반도를 넘보던 때와 흡사하다. 때문에 이 지점에서 당시 거란이 고려를 향해 서경 이북을 할양(이전)할 것을 요구하자, 자진해서 적장 소손녕과의 담판을 통해 거란군을 철수시킨 외교관 서희의 지략과 애국심을 다시금 떠오른다.

지금이 당시의 시대 상황과 정치·사회·경제·외교 시스템이 상이하긴 하지만, ‘역사는 미래의 거울’이라는 말에 비춰보면 교훈을 넘어 ‘비책’을 찾는데 롤모델로 삼기에 충분하다는 생각이다. 특히 앞으로 있을 ‘한·미·중·러’ 간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가 한반도 비핵화 문제 등 정치현안이지만, 통상 등 경제문제도 무게가 가볍지 않다. 무엇보다 정부는 한일관계 악화 등에 따른 기업들의 신음을 외면해선 안 될 것이다.

박종준 산업IT부 차장 jjp@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