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최종구 vs 이재웅…‘혁신’ 위해 더 큰 ‘포용’ 필요한 때

이정윤 기자
입력일 2019-05-29 14:47 수정일 2019-05-29 14:48 발행일 2019-05-3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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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윤 금융증권부 기자

최근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이재웅 ‘타다’ 대표의 승차 공유 서비스를 둘러싼 설전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최 위원장이 택시업계와 갈등을 빚고 있는 이 대표를 겨냥해 “무례하고 이기적”, “혁신의 승자들이 패자를 이끌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혁신에 승자와 패자는 없다”며 받아쳤다.

혁신을 거스르기는 힘들다. 이 과정에서 피해 입을 택시기사, 여기에 양질의 서비스를 원하는 소비자까지 다수의 이해관계가 얽힌 문제이기에 복잡한 건 당연하다.

요즘 서울 시내에서 ‘타다’를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다. ‘타다’를 이용하는 이들은 그간 택시에서 느꼈던 불편함을 피하기 위해 기꺼이 추가비용을 지불한다. 정책보다 소비자는 앞서가고 있는 것이다. 비슷한 플랫폼인 우버와 리프트는 미국에서 자리잡고 최근 뉴욕 증권거래소 상장까지 마쳤다. 한국과 온도 차이가 극명하다.

여기에 상반기 예정됐던 인터넷전문은행 인가가 좌절되면서 정부의 혁신성장 추진에 대한 의구심은 더욱 커졌다. 금융당국이 키움뱅크와 토스뱅크 컨소시엄에 예비인가를 내주지 않았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진입 장벽이 너무 높은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나왔다. 정부의 규제를 피해 일부 기업은 해외에서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해외 승차공유 서비스에 투자했고, 네이버는 일본 자회사 라인을 통해 현지 핀테크 시장 진출에 공을 들이고 있다.

혁신성장은 ‘J노믹스’의 핵심이지만, 신사업의 좌절로 실종된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온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물결을 막을 수는 없다. 밀려드는 변화에 맞서지 못한다면 결국 파도에 휩쓸려갈 것이다. 혁신을 위해 더 큰 포용이 필요한 때다.

이정윤 금융증권부 기자 jyoo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