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암호화폐는 확률 높은 ‘로또’가 아니다

김상우 기자
입력일 2019-05-19 14:31 수정일 2019-05-19 15:25 발행일 2019-05-2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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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우 산업·IT부 차장

최근 암호화폐를 둘러싼 각종 사기 사건이 난무하다. 애초부터 ‘먹튀’를 작정하고 투자자 모객에 나선 신생 암호화폐 거래소부터 투자 원금의 100% 이상을 불려주겠다는 말로 수백억원을 모아 잠적하는 등 별의별 사건이 끊이질 않는다. 

이러한 사태를 두고 일부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고개를 가로젓는다. 대다수 사기 피해가 얄팍한 수인데 왜 이를 간과했느냐는 지적이다. 조금만 면밀히 관찰했다면 사기인지 아닌지 대번 알아차릴 수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 사기 피해를 당한 많은 이들은 관련 채널 정보를 등한시했다. 각종 이벤트가 수시로 열리고 순식간에 급등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에 거침없이 ‘올인’에 나섰다. 비슷한 피해 사례가 계속 나온다는 건 학습 효과가 크게 없다는 사실을 보여주기도 한다.

특히 제도권 안에 있는 주식도 작전 세력 논란이 허다한 마당에 암호화폐 시장은 정부가 아예 방치하는 실정이다. 정부는 어쩌면 계속 방치해서 제 풀에 지쳐 망하길 바라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투자자들은 일종의 공동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암호화폐를 단순히 개인의 자산을 단숨에 불려줄 수 있는 확률 높은 ‘로또’로 보면 안 된다는 것이다. 블록체인과 연계된 핵심 추진동력임을 이해하고 생태계의 건전한 구축에 동참해야 한다. 좀 더 폭넓은 시야로 안전한 투자에 나선다면 업계를 좀먹는 사기꾼들은 자연스럽게 퇴출될 수밖에 없다.

관련 업계도 자성이 필요하다. 각종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나와는 상관없다는 식의 침묵은 옳지 않다. 집단의 지성을 발휘해야만 한다. 표리부동의 결말은 언제나 몰락이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김상우 기자 ksw@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