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윤리 망각 스타들, 팬들이 보이콧 할 때

조은별 기자
입력일 2019-04-01 15:15 수정일 2019-04-16 17:25 발행일 2019-04-02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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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별 문화부 차장

JYP 엔터테인먼트(이하 JYP) 박진영 대표 프로듀서는 지난 달 18일 방송된 SBS 예능 프로그램 ‘집사부일체’에서 신인 걸그룹 ‘있지’(ITZY)를 교육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진실, 성실, 겸손’을 강조했다. 평소 ‘인성’이 가장 중요하다는 JYP의 단면을 볼 수 있는 광경이었다. 하지만 CEO의 인성교육이 전파를 통해 전국에 공개된 것과 달리 JYP의 인성교육 홍보 실태는 매우 소극적이다. 이유를 들어보니 납득도 된다. 아무리 교육에 만전을 기해도 사람이기 때문에 어떤 리스크가 발생할지 모르기 때문이란다. 실제로 JYP 대외협력이사이기도 한 2PM의 준케이는 지난해 2월 군입대를 앞두고 음주운전 단속에 적발됐다. 당시 그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면허정지 수준인 0.074%였다. 같은 그룹 닉쿤도 2012년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일으켰다.

소속사가 귀가 따갑게 교육을 해도 연예인들이 범법행위를 저지르거나 추문에 휘말리는 것은 그들에게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성추문을 일으킨 배우 박유천이나 김현중은 여전히 해외 팬미팅을 다닐 때마다 구름떼처럼 많은 팬들을 몰고 다닌다. 그들의 인기에 기대 해외 판매를 겨냥한 드라마나 영화에 너무 쉽게, 빨리 복귀하기도 한다.

‘도박 행위’에 대한 방송가의 해이는 더욱 심각하다. 도박은 성추문이나 군입대 문제와 달리 타인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논리다. 실제로 김준호, 이수근, 김용만 등 불법도박 논란에 휘말렸던 연예인들은 비교적 빠른 속도로 방송에 복귀했다. 클럽 ‘버닝썬’ 사건을 통해 몰래카메라 범죄 혐의가 드러난 가수 정준영은 어떠한가. 3년 전 그가 비슷한 혐의를 받았을 때 그를 믿고 기다려준 것은 공영방송인 KBS 예능 프로그램 ‘1박 2일’이었다. 부와 인기에 취해 준법정신과 윤리의식은 안중에 없는 연예인들을 향한 팬들의 보이콧과 방송가의 철퇴가 필요할 때다.

조은별 문화부 차장 mulga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