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지방 미분양' 비명 안들리나

이연진 기자
입력일 2019-03-13 15:36 수정일 2019-03-13 15:37 발행일 2019-03-14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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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진 건설부동산부 기자

지방 주택 시장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이 나날이 쌓이고 있다. 특히 지방 부동산 침체가 단순히 집값 하락 통계수치를 넘어 피부로 와 닿을 만큼 가시화되면서 심각성이 고조되고 있다. 각종 부동산 규제의 영향으로 주택시장이 위축되면서 분양 경기에 대한 기대감도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실제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2월 지방 주택종합매매가격지수는 전달 대비 0.1% 하락해 2017년 12월 이후 15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전국 시·군·구 기준 경남 김해 집값이 2.05% 떨어져 하락률 1위를 기록했다. 울산 북구(-1.75%), 울산 동구(-1.44%), 전북 군산(-1.23%)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미분양 문제도 심각하다. 지난 1월 기준 악성 미분양으로 꼽히는 준공 후 미분양은 전국 1만7981가구로 2014년 9월(1만8342가구)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는데, 이중 지방 물량은 83%(1만5000가구)에 달했다. 미분양 전체로 보면 5만9162가구였는데 지방은 5만1009가구로 86%를 차지하는 셈이다.

현재 지방 주택시장을 바라볼 때 지표만 보고 시장이 괜찮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지방은 이미 입주 물량이 쌓이고 거래가 계속 위축되면 악성 미분양이 심각한 수준이다.

하지만 정부는 지방 맞춤형 부동산정책을 시사했지만, 최근까지 별다른 대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부동산 침체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는데 정부만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지방 주택시장 침체 원인은 공급이 과다하게 이뤄지는 반면 기반산업이 위축돼 수요가 따라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수요를 확충하는 세제완화 등 대책이 뒤따르지 않으면 지방 시장의 어려움은 갈수록 가중될 가능성이 크다.

이연진 건설부동산부 기자 lyj@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