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현대제철과 한화, '안전경영'이 먼저다

박종준 기자
입력일 2019-02-24 14:57 수정일 2019-02-24 16:32 발행일 2019-02-2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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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준 산업IT부 차장

“안전의 가치를 재정립하고 친환경 경영을 선도하겠다.”

지난해 3월 현대제철 정기주주총회에서 최고경영자(CEO)였던 우유철 부회장이 주주들 앞에서 한 말이다. 하지만 이 말이 무색하게 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서 최근 또 다시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이는 지난 14일까지 7개월 새 8명이 사망한 한화 공장과 마찬가지다. 특히 두 기업은 각각 철강과 방산업계에서 선도업체라는 점에서 더 큰 실망감을 안겨 주고 있다. 이 대목에선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는 말이 새삼스러울 정도다. 이런 상황에서 두 기업은 다음달 각각 22일과 27일 주총을 예고한 상태다. 주총 안건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두 회사 모두에게 ‘안전경영’ 재무장을 또 다시 주문하게 된다.

이 같은 배경에는 이들 기업에서 사망사고가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제철의 경우 2007년부터 이번 사고까지 무려 36명의 노동자가 산업재해로 숨졌다. 이 과정에서 지난 2011년부터 3년간 산재 발생 보고 의무를 2회 이상 위반한 사업장으로는 현대제철 당진공장(20건)이 1위였을 정도다.

지난해부터 두 번의 폭발사고로 10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한 한화 대전공장도 별 반 다르지 않다. 한화 대전공장은 지난해에도 로켓추진체에 연료를 충전하다 폭발로 인한 화재가 발생해 5명이 숨지고 4명이 부상을 입는 대형 사고가 일어난 곳이다. 당시에도 대전지방고용노동청이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했으며, 총 486건이 넘는 위반 사항이 적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이유로 ‘안전불감증’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안전사고가 많은 해빙기를 앞두고 있다. 때문에 주총에서 경영진이 ‘안전경영’에 대한 의지와 비전을 밝히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실천이 두 기업을 안전 사업장으로 이끄는 지름길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박종준 산업IT부 차장 jjp@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