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다시 고개 든 음원 사재기 논란, 문체부는 뭐하나

조은별 기자
입력일 2019-02-21 15:11 수정일 2019-04-01 15:16 발행일 2019-02-2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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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별 문화부 차장

“사재기 유무를 판단하기 어렵다.”

지난해 가요계를 들끓게 한 음원 사재기 의혹과 관련해 6개월간 조사를 벌여온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의 회신이다. 문체부는 음원 사재기 의혹을 받고 있는 닐로의 소속사 리메즈엔터테인먼트와 숀의 소속사 디씨톰엔터테인먼트에 이같은 회신문을 보내며 공을 수사기관으로 넘겼다. 데이터 분석만으로 사재기 유무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이유다.

문체부가 이같은 결론을 내리기 무섭게 가요계 또다시 사재기 논란이 고개를 들고 있다. 가수 우디의 디지털 싱글 ‘이 노래가 클럽에서 나온다면’이 디지털 음원차트 정상에 오른 것이다. 차트에서 1위를 한 경로도 닐로, 숀과 비슷하다. 특정 SNS 페이지를 통해 입소문이 나면서 심야시간 실시간 음원차트에서 순위가 급상승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누리꾼들은 논란이 되고 있는 아티스트의 이름을 빗대 “‘우디’서 ‘숀’도 안대고 ‘닐로’ 먹나”라는 유행어까지 만들며 평점 테러를 가하고 있다.

해당 아티스트의 소속사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오랜 시간 공들여 기획한 음원이 세상에 빛을 보고 인정받았는데 실체 없는 의혹에 평가 절하됐다는 이유다. 반면 가요 관계자들은 유난히 해당 소속사 가수들이 비슷한 경로로 차트 상위권을 차지한 게 의심스럽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양측의 입장 차가 팽배한 건 결국 문체부가 명확한 조사결과를 도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국내 음원사이트의 기형적인 실시간 차트 역시 문제다. 하지만 음원사이트들은 “비정상적인 접근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책임을 회피하려고 든다.

문체부는 올해부터 3억3000만원의 예산으로 ‘공정한 음원 유통환경 조성 지원’ 사업을 신설하고 음원사재기 대응 매뉴얼을 만든다는 방침이다. 누구도 억울한 사람이 없게 실효성을 발휘할 수 있는 방안이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

조은별 문화부 차장 mulga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