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구운 책] 빨강머리 앤은 사실 '먹방'의 원조였다!

이희승 기자
입력일 2019-01-09 07:00 수정일 2019-01-09 07:00 발행일 2019-01-09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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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빨강머리앤-딸기 레이어 케이크'
빨강머리앤
빨강머리 앤 딸기 레이어 케이크 편 [ 양장 ] | 루시 모드 몽고메리 저 | 1만2000원. (사진제공=대원앤북)

TV와 블로그, 개인 SNS까지 과도한 음식이 노출되는 시대다. 하지만 이미 40년 전, ‘먹방’ ‘먹스타그램’의 원조는 따로 있었다. 애니메이션의 고전 ‘빨강머리 앤’에 이렇게나 많은 음식이 존재했다는 사실을 이 책을 보기전까지는 미쳐 몰랐다. 신간 ‘빨강머리 앤-딸기 레이어 케이크’는 앤 셜리가 초록 지붕 집에 살게 된 후 주변 사람들과 함께 만들고 나눈 소울 푸드들이 명장면과 주옥같은 명대사로 담겨 있다. 

초콜릿 캐러멜, 아이스크림, 도시락, 브라우니, 포도주, 사탕, 딸기 레이어 케이크 등에 얽힌 푸드 에피소드 28편은 앤을 추억하는 독자들에게 또다른 즐거움을 안긴다. 원작소설은 1908년 출간된 이래 약 110년 동안 영화와, 드라마, 각종 상품들로 영역을 확대해 왔다. 그 중 ‘빨강머리 앤’은 1979년 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 다카하다 이사오의 손끝에서 총 50편으로 완성됐다.

‘빨강머리 앤-딸기 레이어 케이크’에는 애니메이션의 입맛 도는 장면과 더불어 그 상황을 빛내주는 대사들이 잔뜩 담겨있다. 고아로 자랐지만 남다른 감수성을 지닌 앤이 아이스크림에 대해 “뺨이 떨어져 나갈 정도의 숭고함”이라고 말하거나 선물받은 캐러멜을 “나눠먹으면 두 배는 더 맛있을 것”이라고 말하는 장면은 살포시 미소를 짓게 만든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