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외국인이 코스피 등지는 이유

이은혜 기자
입력일 2018-10-25 15:44 수정일 2018-10-25 15:45 발행일 2018-10-2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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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혜 금융증권부 기자

‘검은 목요일’에 이어 ‘검은 화요일’이 국내 증시를 덮쳤다. 코스피의 심리적 지지선이었던 2100포인트가 무너졌다. 지난해 3월 이후 19개월만이다.

코스피 하락 배경으로 다양한 이유가 거론되고 있지만, 모두 ‘달러 강세’를 내포하고 있다. 무역분쟁도, 신흥국 불안도,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의 기준금리 인상도 결국 달러 강세로 귀결됐고 외국인들은 이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만 3조원 넘게 털어냈다.

전문가들은 코스피 하락을 ‘과도’하다고 평가하며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아졌다고 말한다. 종목별로는 저가 매수 기회를 노리라는 보고서가 쏟아지고 있다. 근거는 주가순이익비율(PER)과 주가순자산비율(PBR)이다. 하지만 PER 1배와 이동평균선 공식은 진작 무너졌고, PBR 1배를 지지했던 2100선도 붕괴된 상황이다. ‘싼 값에 사라’는 권유가 납득되지 않는다.

현재 지수 상황을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까. 얼마 전 만난 증권사 직원은 “코스피는 외국인들에게 매력적이지 않은 시장”이라고 못박았다. 알다시피 국내 증시는 외국인들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지난 2011년부터 25조원 넘는 외국인들의 자금이 쌓인 탓이다.

하지만 대장주 두 종목(삼성전자·SK하이닉스)이 속한 반도체 업황은 고점 논란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두 종목이 국내 지수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는 점은 물론이거니와, 반도체는 국내 수출의 20%를 차지하고 있어 업황 고조 논란이 장기화될 경우 국내 경기 침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앞서 문제 없었던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감리 결과가 몇 년 만에 번복된 점도 외국인 투자심리 위축에 한몫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싼 게 비지떡’인 코스피, 다시 반등하려면 숫자적 매력이 아닌 심리적 매력을 되찾아야 할 때다.

이은혜 금융증권부 기자  chesed71@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