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중국 개방 기다리며 반격 준비하는 배터리업계

전혜인 기자
입력일 2018-10-24 15:31 수정일 2018-10-24 15:32 발행일 2018-10-25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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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인기자수첩
전혜인 산업IT부 기자

그간 중국의 공세에 밀려있던 한국 배터리업계가 전열을 재정비하고 반격에 나서고 있다. 

LG화학은 지난 23일 중국 난징에서 제2배터리공장 착공식을 가졌다. 19만8347㎡(약 6만평) 규모의 부지에 지상 3층으로 건설되는 이 설비에는 2023년까지 2조1000억원이 투자된다. 이 회사는 올들어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을 부쩍 키우고 있다. 지난해까지 LG화학의 생산능력은 연간 18GWh(기가와트시)에 불과했지만 올해 말에는 33GWh로 증설하고, 오는 2020년까지 90GWh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LG화학과 함께 국내 배터리업계를 양분하고 있는 삼성SDI 역시 신규 설비투자의 가능성을 늘 열어두고 있다. 비교적 후발주자로 평가받는 SK이노베이션도 최근 중국에 배터리 분리막 생산공장 건설을 추진한 데 이어 미국 본토에 배터리 생산설비 신설까지도 검토하고 있다. 이는 LG화학을 비롯해 국내 배터리업체들의 수주가 폭발적으로 성장한 데 따른 결과다.

중국이 자국 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펼친 보조금 차별 정책으로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의 수주가 거의 없었던 형편을 감안하면 놀라운 성과라 할 수 있다. 또 중국 정부의 보조금이 일몰되는 2020년 이후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국내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 재진입할 수 있게 된다면 그간 중국 업체들에게 밀렸던 글로벌 점유율도 회복할 수 있다.

긍정적인 신호는 충분하다. 중국 정부의 보조금을 지원받고 있는 현지 기업들에게서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CATL과 BYD 등 대형 업체들만 폭발적인 성장을 했을 뿐 대부분의 업체들은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다. 현지 업체들의 구조조정으로 생산량이 줄면 그만큼 국내 업체들이 뛰어들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게 된다.

전혜인 산업IT부 기자 hy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