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대한민국 문화사절단 'BTS'

조은별 기자
입력일 2018-10-18 15:49 수정일 2018-10-18 15:51 발행일 2018-10-19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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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별 문화부 차장

그룹 방탄소년단이 신드롬적 인기를 넘어 문화외교 최전방에 섰다. 지난 9월 유엔 정기총회 연설에서 전세계인을 향해 “너 자신을 사랑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한 데 이어 지난 14일에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한국 음악의 울림-한불 우정의 콘서트’ 무대에 올라 열정적인 K팝 무대를 선보였다. 자국문화에 자긍심이 높은 프랑스인들이 방탄소년단의 한국어 가사를 따라 부르며 이들의 이름을 연호하는 것은 그 자체로 하나의 볼거리였다. 프랑스 문화부 장관을 지낸 플뢰르 펠르랭은 ‘어메이징 방탄소년단과의 만남’이라며 함께 찍은 사진을 공개했고 외교관 피에르 불러도 SNS에 이들의 무대 영상을 게시했다.

전세계 아미(ARMY·방탄소년단 공식 팬클럽)들은 방탄소년단의 한국어 가사를 통해 한글을 배운다. 또 방탄소년단이 유튜브에서 선보인 한국 음식을 맛보고 이들이 거주하는 서울이라는 도시에 관심을 기울인다. 방탄소년단의 뉴욕 공연이 열렸던 뉴욕메츠 홈구장 시티필드에서 만난 재미교포들은 “동양인으로 차별받아왔지만 방탄소년단 덕분에 많은 이들이 한국에 대해 알게 됐다”며 “자랑스럽다”고 입을 모았다.

이제 방탄소년단은 단순한 K팝 가수가 아닌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얼굴로 자리 잡았다. 우려되는 점도 없지 않다. 기대치가 달라지니 더 나은 성과를 내야 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벌써부터 빌보드차트 성적이나 그래미 시상식 수상 여부를 놓고 이런저런 말들이 나온다. 문화의 힘은 자동차 수출실적이나 운동선수의 랭킹과 다르다. 이들이 동시대 타문화권의 젊은이들에게 미친 선한 영향력을 상기하며, K팝이 지닌 문화적 가치가 숫자로 환치되는 게 아님을 유념해야 한다. “BTS에게 바라는 건 없어요. 다만 그들이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뉴욕 맨해튼에서 만난 아미들의 일관된 바람이었다.

조은별 문화부 차장 mulga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