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이제 부터는 경제다

한장희 기자
입력일 2018-10-01 10:22 수정일 2018-10-01 13:03 발행일 2018-10-02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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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장희 증명사진
정치경제부 한장희 기자

문재인 정부가 9월, 한 달 숨 가쁜 외교일정을 마무리했다. 평양에서의 3차 남북정상회담과 유엔 총회 참석을 계기로 한 한미정상회담 등을 통해 교착 상태에 빠진 북미 비핵화 협상 관련해 중재·촉진자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문 대통령에게 당면한 외치 현안은 어느 정도 일단락 된 모습이다. 그러나 경제 상황은 날이 갈수록 녹록지 않아 보인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개정 협정 타결로 불확실성이 제거됐지만, 여전히 미국의 관세 폭탄 우려는 남아 있다. 또 일본 엔화 가치는 지난해 연말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어 일본과 경쟁업종에서 수출경쟁력까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경제상황도 좋지 않다. 최근 발표된 고용동향을 보면 청년 실업률이 1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 1번이 일자리이었던 점이 무색할 정도다. 수차례의 정책을 내놓은 부동산 정책도 마찬가지다.

이 같은 ‘경제 성적표’는 문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을 깎아먹는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정부 나름대로 경제정책을 펼친다고 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은 모습이다.

이러한 모습 때문에 정부가 경제 정책보다는 지지율 흥행 보증수표인 외교·안보 사안에 더 집중하려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여권에서는 정부 경제팀이 밝혔던 경제지표 티핑포인트(어느 순간 갑자기 급격하게 변하기 시작하는 극적인 순간) 시점을 올 연말에서 내년 초로 점차 뒤로 미루고 있다.

문재인 정부 입장에서는 골치 아픈 경제 현안들을 피하고 싶을 수 있다. 그러나 국민들의 심판은 냉혹하리만큼 정확하다. 지금 당장의 높은 지지율의 달콤함을 좇다간 앞으로 다가올 총선 등의 선거에서 쓰디 쓴 잔을 들 수 있다. 쓴 잔을 들기 전 시장에 먹히지 않는 경제정책의 근본적 원인을 되돌아보고 이에 맞는 해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한장희 기자 mr.han777@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