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그린벨트 어깃장' 박원순 시장이 해야 할 것

이계풍 기자
입력일 2018-09-30 15:43 수정일 2018-09-30 16:14 발행일 2018-10-01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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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yepoong lee
이계풍 부동산부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의 행보가 수상하다. 3선에 성공하기 전만 해도 서울 시민의 주거 안정에 힘쓰겠다던 박 시장이 실제로는 서울 부동산 시장의 혼란만 가중시키는 정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의 발단은 지난 7월 거론됐던 ‘여의도·용산 마스터플랜’이다. “여의도와 용산을 통으로 재개발하겠다”는 박 시장의 발언이 서울 집값 상승의 불씨로 작용했다. 실제로 그의 발언 직후 여의도와 용산 일대 집값은 개발 기대감에 폭발적인 상승세를 이어갔다. 집값 상승의 근원지로 꼽히던 강남 4구와 비교해도 별반 다르지 않은 모습이었다. 이러한 현상은 주변 지역인 마포를 비롯해 비투기지역으로 분류되던 강북 지역으로까지 퍼져 나갔다. 이에 박 시장을 향한 여론의 비난이 거세지자 ‘여의도·용산 마스터플랜’은 한달 여 만에 막을 내려야 했다.

박 시장의 이해하기 힘든 행보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최근 중앙정부가 집값 안정화를 위해 그린벨트 해제를 고심했지만 박 시장의 강력한 반대 의사에 결국 수포로 돌아갔다. 물론 그린벨트 해제가 부동산 안정화에 원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란 확신은 없지만 박 시장은 ‘그린벨트 해제는 시장 고유의 권한’임을 거듭 강조할 뿐 문제 해결을 위한 뚜렷한 대안은 제시하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박 시장의 이러한 행보를 두고 향후 대선을 위한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박 시장은 대한민국 첫 3선 서울시장 타이틀을 거머쥔 인물이다. 그가 정치적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을 비난할 수는 없다. 다만 지금은 서울 시장으로서 서울 시민을 위한 정책 이행에 몰두해야 할 때임은 분명하다.

이계풍 부동산부 기자 kple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