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최정우號 포스코, 변화의 바람에 쏠린 눈

이효정 기자
입력일 2018-09-26 14:47 수정일 2018-09-26 14:48 발행일 2018-09-2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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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정
이효정 산업부 기자

“포스코뿐 만 아니라 철강업계에 큰 기회가 될 것이다.”

지난 18∼20일 평양 남북정상회담 일정에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참여한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최근 임원 회의에서 이 같이 말하며 “좋은 사업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날 최 회장은 현재 가동 중인 남북경협 태스크포스(TF)에서 남북미 관계를 면밀히 모니터링해, 경협이 재개되고 그룹에 기회가 오면 구체화하도록 잘 준비해야 한다고 임원들에게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산 광물 수입에서 철도 사업까지 포스코가 오랜 시간 묵혔던 대북사업 꿈에 한 발짝 더 다가간 모습이다.

또 다른 변화의 바람도 있다. 꼬박 30년 만에 포스코에 민주노조 깃발이 오른 것이다. 특히, 최 회장이 사회공헌 책임을 강조하며 ‘위드(With) 포스코’ 비전을 제시해 놓은 상황에서 노조의 안착 여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추석 연휴부터 노사의 고소와 폭로전으로 회사가 소란스럽다. 새 노조측은 회사가 노조 무력화를 시도했다며 관련 문건을 폭로했고, 사측은 새 노조 집행부를 절도와 무단침입 혐의로 신고했다.

업계에서는 포스코의 새 노조 출범으로 최 회장이 속도를 내고 있는 개혁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회사 내부에서는 다음 달 국정감사와 11월 초 개혁방안 발표 시점까지 노조 문제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도 새어 나온다.

‘바람 잘 날이 없는’ 포스코에 닥친 여러 변화의 상황에서 ‘최정우호’ 닻은 이미 올랐다. 어디로 항해할지 아직은 명확하지 않지만, 새로운 비전인 ‘위드 포스코’를 내걸고 향후 100년 기업으로 향하는 포스코의 역사에 어떤 새로운 그림이 그려질지 쏠린 눈이 많다.

이효정 기자 hyo@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