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역사교과서에 '민주주의'·'자유민주적 기본질서' 표현 함께 쓴다…교육부, 집필기준 이달 말 확정

강진 기자
입력일 2018-07-23 22:27 수정일 2018-07-23 22:27 발행일 2018-07-23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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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교육부가 새 역사교과서에 민주주의와 자유민주라는 표현을 함께 쓰기로 결정했다. 또 대한민국 정부가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정부’라는 표현은 정책연구진의 제안대로 집필기준에서 빠졌다.

교육부는 23일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새 역사교과서 집필기준을 이달 말 확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집필기준은 서로 다른 여러 출판사가 검정교과서를 제작할 때 기준 역할을 하는 일종의 가이드라인이다.

당초 교육부는 기존 교과서와 교육과정에서 혼용했던 자유민주주의와 민주주의 표현을 ‘민주주의’로 바꾸기로 했다. 역대 역사과 교육과정과 교과서가 대부분 민주주의 표현을 썼고 자유민주주의는 민주주의가 내포하는 자유·평등·인권·복지 등 다양한 구성요소 중 일부만 의미하는 협소한 의미라는 게 교육부의 설명이었다.

하지만 논란이 이어지자 교육과정과 집필기준을 심의하는 교육과정평가심의회 운영위원회가 ‘민주주의’와 헌법에 등장하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라는 표현을 모두 쓸 수 있도록 최종안을 결정했다. 진보진영은 ‘자유민주’란 표현이 1970년대 유신헌법에 처음 등장했고 한때 북한에 대한 체제 우위 선전 구호로 쓰였다는 이유로 ‘민주주의’ 표현이 더 중립적이라고 본다.

반면 보수진영에서는 1987년 만들어진 현행 헌법이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언급했고 ‘자유’를 빼면 사회민주주의나 인민민주주의로 해석될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새 역사교과서에서는 대한민국 정부가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정부’라는 내용이 집필기준에서 제외했다.

앞서 교육부는 “국가기록원 자료대로라면 유엔 선거 감시가 가능한 지역에서 수립된 유일한 합법정부”라며 대한민국이 ‘한반도 유일’ 합법정부라는 옛 집필기준(2009 개정 교육과정)이 역사적 사실과 다르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와 더불어 국정교과서 추진 당시 논란이 됐던 1948년의 의미는 ‘대한민국 수립’이 아닌 ‘대한민국 정부 수립’으로 결정됐다. 현재 교과서에서도 1948년 8월 15일을 ‘대한민국 정부 수립’으로 표현했고 임시정부의 정통성과 독립운동 역사를 존중한다는 뜻에서다.

강진 기자 jin90g@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