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이달초 방북해 김정은과 ‘비핵화’ 조율

김수환 기자
입력일 2018-04-18 10:58 수정일 2018-04-18 18:38 발행일 2018-04-18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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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무장관에 내정된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지난 12일(현지시간)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AFP=연합)

미 국무장관에 내정된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이달초 극비리에 방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났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정부의 고위급 관리가 북한의 최고 지도자와 직접 만난 것은 지난 2000년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매들린 올브라이트 당시 국무장관이 김정일 당시 북한 국방위원장을 만난 이래 처음이다.

보도에 따르면 폼페이오 내정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특사로 부활절 주말(3월31일~4월1일)에 북한에서 김 위원장을 만났다.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비핵화 조건을 포함한 정상회담 의제에 대해 사전 조율한 것으로 관측된다.

WP는 폼페이오가 국무장관에 지난달 지명된 이후 이번 북미간 접촉을 추진해왔다고 전했다. 그동안 폼페이오 지명자는 CIA 전담팀을 이끌며 북미 정보당국간 물밑채널을 통해 회담 조율 작업을 진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진행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최고위급 직접 대화’가 진행됐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 매우 높은 수준, 극도로 높은 수준의 직접 대화를 나눴다”며 “나는 이것이 좋은 의도와 좋은 일이 일어나도록 해준다고 정말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켜보자. 왜냐하면 궁극적으로 회담을 할지 말지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최종결과가 중요하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북미정상회담 개최 장소와 시기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아마도 6월초나 그보다 더 일찍” 열릴 수도 있으며 회담 개최지로 5개 장소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회담 개최 후보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으며, 미국이 포함되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아니다”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간 사전 논의가 원활하지 않을 경우 회담이 불발될 가능성도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일이 잘 안 풀릴 수 있고, 우리가 회담을 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며 “우리는 우리가 취해온 매우 강력한 이 경로로 계속 나갈 것이다. 하지만 무슨 일이 일어날지 볼 것”이라고 했다.

또한 남북한이 한국전쟁 종전선언을 논의하고 있다는 소식에 대해서는 “이 논의를 축복한다”고 말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불발 가능성을 나타낸 것은 미국이 요구해온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 즉, 일괄타결식 비핵화 로드맵의 눈높이에 맞는 의지를 북한이 보여줄 것을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