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가계대출 수요 끝났다… 2금융권 당분간 풍선효과 예상

이경남 기자
입력일 2018-04-05 16:58 수정일 2018-04-05 16:58 발행일 2018-04-06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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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5대은행 가계대출 3조 증가…DSR도입 이전 수요 몰려
은행 대출 문턱 높아질 대로 높아져…제2금융으로 이동할 듯
6면_월별가계대출증가세

지난달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이 4개월 만에 최대 규모로 늘었다.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등 고강도 대출규제 시행 이전 ‘선수요’ 때문이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 이달부터 가계대출은 수요는 눈에 띄게 줄고 대신 DSR 시행 전인 2금융권으로 이동하는 풍선효과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 등 5개 시중은행의 지난달 가계대출 잔액은 534조7366억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월에 견줘 3조688억원 증가한 것이다. 가계대출 증가액은 지난해까지 매달 3~4조원 가량 늘어왔지만 올해 들어 증가세가 둔화됐다. 실제 지난 1월은 1조5000억원, 2월에는 1조8000억원 가량 늘었다.

이처럼 지난달 가계대출이 증가한데는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관련 규제 도입의 영향이 컸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8·2부동산 대책, 10·24가계부채 종합대책 등이 발표 된 이후 도입 이전 선수요가 몰리는 현상이 꾸준히 발생해 왔다”며 “지난달 은행권 대출의 대다수는 DSR 도입 이전 대출을 받기 위한 선수요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에서는 향후 가계대출 증가액은 매달 2조원 안팎의 수준을 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대출 규제에 이어 대출 금리도 상승 영향도 고려된 규모다. 특히 정부가 보유세 인상 등 추가 부동산대책을 내놓을 경우 대출 수요는 상당히 급감할 것으로 은행들은 내다봤다.

다만 저축은행과 상호금융 등 2금융권으로 이동하는 풍선효과는 눈에 띄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DSR에 막혀 대출을 받지 못한 차주들은 현재로서는 2금융권 밖에 손을 벌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어서다. 여기에 2금융권은 올해중으로 DSR이 적용돼 시간적 여유도 상당히 남은 셈이다.

2금융권 주담대 증가분은 매달 3000억~4000억원 수준이다. 2금융권은 이런 상황을 감안해 4월 이후부터는 예년(6000억원) 수준 이상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저축은행 한 관계자는 “은행과 마찬가지로 저축은행 업계는 DSR 도입 이전 대출을 받을 수요가 몰릴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특히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중금리 대출에 가장 수요가 많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경남 기자 abc@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