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시중은행 전세자금대출 50조원 육박

이경남 기자
입력일 2018-03-31 14:00 수정일 2018-03-31 14:12 발행일 2018-03-31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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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대형 시중은행의 전세자금 대출이 빠르게 증가하며 규모가 50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셋값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고강도 대출 규제로 인한 매매수요가 전세로 돌아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 신한, KEB하나, 우리, 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49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에 비해 2조1150억원(4.51%) 늘어난 것이다.

주요 은행들의 전세자금대출은 지난 2016년 1월 24조2178억원 수준이었다. 즉 2년 사이 두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금융권에서는 주요 시중은행의 전세자금대출 규모가 이달 중 50조원을 넘어섰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은행의 전세자금대출의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은 여전히 전셋값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규제로 인한 매매수요가 전세수요로 이동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먼저 2월 기준 서울 아파트 중위전세가격은 4억2651만원으로 조사됐다. 서울의 전세가격지수는 105.7에 달한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최근 서울 일부지역에서 전세가율이 다소 낮아지는 등 전셋값이 하락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인 것은 맞다”며 “이에 따라 전세자금대출 역시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지난해 정부가 내놓은 주택담보대출 규제도 영향을 끼쳤다. 정부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을 옥죔에 따라 대출을 받을 수 있는 한도가 줄어들면서 예전보다 주택을 구매하기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예전에 서울에서 5억짜리 아파트를 구매한다 치면 3억5000만원 가량 대출이 나왔지만, 현재는 2억원 수준까지만 대출이 나온다”며 “즉 보유하고 있는 유동성이 부족하다면 주택 구매를 하기 쉽지 않아 이러한 수요가 전세 수요로 옮겨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경남 기자 abc@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