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금융권, 신뢰회복은 왜 뒷전인가

이경남 기자
입력일 2018-03-19 15:22 수정일 2018-03-19 15:26 발행일 2018-03-2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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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남
이경남 금융증권부 기자

연초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신년사에서 ‘금융에 대한 국민 신뢰 회복’을 강조한 바 있다. 민간금융사 수장들도 뒤질세라 ‘신뢰 회복’을 잇따라 천명하고 나섰다. 금융 특성상 소비자 신뢰를 얻지 못하면 존립기반이 무너진다는 위기의식의 발로였다. 

하지만 1분기가 거의 끝나가지만 금융권의 신뢰회복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는 모습이다. 금융권의 신뢰에 금이 가게한 채용비리 의혹은 급기야 금융감독원 수장의 낙마로 이어졌다. 채용비리 관련 수사가 진행중이지만 금융권은 ‘수사중’이라는 변명을 하기 급급했다.

나아가서는 금융당국과 민간 금융사들이 ‘기싸움’을 펼치고 있다는 것이 금융권의 중론이다. 금융지주의 지배구조 개선방안, 채용비리 해소 등이 신뢰 회복의 발판이 되기 보다는 ‘진흙탕 싸움’ 원인 이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금융권을 향한 시선은 곱지 않다. 하는 행동을 보면 당국이나 금융사들이 섬기는 게 소비자가 맞는 지 의심이 들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이 내놓는 방안은 ‘권위 세우기’에 급급한 정책들이고, 금융사들은 ‘돈놀음’ 에만 빠져있다.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는커녕 오히려 깨뜨리고 있다.

금융권은 갈등을 봉합하고 신뢰 회복을 위한 행보에 본격적으로 나서야 한다. 민원을 줄이는 방안을 고민해야 하고 금융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금융산업은 국내 경제의 주춧돌 역할을 한다. 그리고 금융산업은 신뢰를 기본으로 한다. 금이 간 주춧돌은 더 이상 제 역할을 할 수 없게된다. 금융권의 신뢰회복이 중요한 이유다.

금융권은 올 초 내세웠던 화두가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해 봐야 한다. 금융 소비자들은 더 이상 ‘말 뿐인’ 금융권을 원하지 않는다. 말마따나 초심으로 돌아갈 때다.

이경남 금융증권부 기자  abc@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