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린 의결권 자문사 의견…KB·하나, 주총 향방 어디로

이경남 기자
입력일 2018-03-18 17:10 수정일 2018-03-18 18:21 발행일 2018-03-19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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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자문사, 노조 추천 사외이사·김정태 3연임 찬성
국내 자문사는 반대 의견…엇갈린 자문사 권고안
外人 비율 커 ISS 의견 영향 크지만…결과 장담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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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금융지주들의 주주총회가 이달 말로 다가온 가운데, KB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의 주주총회에 금융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KB금융는 노조 추천 사외이사제 안건 통과 여부, 하나금융지주는 김정태 회장의 3연임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서는 최근 들어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이 이러한 안건에 대해 내놓고 있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있는 만큼 이들 안건의 통과 여부는 쉽게 전망하기 힘들다는 분석과 동시에 국민연금이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는 오는 23일 정기 주주총회를 소집한다. 금융권에서는 KB금융지주의 경우 노조 측이 내놓은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를 주주제안 사외이사로 추천한 안건 △낙하산 인사 방지 위한 이사선임 자격제한 안건 △사외이사추천위원회 구성 시 사외이사로만 구성하는 안건 등의 통과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하나금융지주의 경우 김정태 회장의 3연임 안건 통과 여부가 쟁점이다.

이와 관련해 의결권 자문사들은 각자 엇갈린 의견을 내놓고 있다. 먼저 외국인 주주들에게 영향력이 큰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는 사측에 호의적인 의견을 내놨다.

ISS는 KB금융의 안건 중 권순원 사외이사 선임 안건과 낙하산 인사 방지를 위한 이사선임 자격제한 안건에 대해서는 반대의견을 내놨고, 사추위를 사외이사로만 구성토록 하는 정관변경 안건에 대해서는 찬성의견을 냈다. 하나금융지주와 관련해서는 김정태 회장의 3연임에 찬성표를 던졌다.

반면 국내 의결권 자문사 서스틴베스트는 KB노조 측이 제안한 안건 중 권순원 사외이사 선임 안건, 김정태 회장의 연임과 관련된 안건 등에 대해서는 ISS와 반대되는 의견을 제시했다. 좋은기업연구소는 김정태 회장의 3연임에는 반대 의견을 냈다.

금융권에서는 KB금융과 하나금융 모두 외국인 주주 비중이 절반 이상인 만큼 ISS의 영향력이 클 것이란 분석도 나오지만, 쉽게 장담할 수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금융지주 한 관계자는 “외국인 지분이 높긴 하지만 이들 주주들도 KB와 하나금융지주를 둘러싼 여론 및 금융당국의 방침이 어떤지 여부는 검토하고 있을 것인 만큼 쉽게 장담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국민연금이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국민연금이 이 둘 지주의 지분을 10% 가량씩 보유하고 있고 국민연금의 의견이 국내 주주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이경남 기자 abc@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