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전자, “인도 시장 잡아라”

한영훈 기자
입력일 2017-10-12 15:57 수정일 2017-10-12 15:58 발행일 2017-10-13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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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여파로 중국 수출에 차질을 겪는 전자업체들이 인도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13억 인구의 인도는 향후 성장 가능성 높은 유망시장으로 꼽힌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은 인도서 4분의 1가량 점유하며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 2분기 점유율은 삼성(21.2%), 샤오미(15.6%), 비보(11.9%) 순으로 나타났다. 다만 최근 중국 업체들과 경쟁이 본격화되고, 중저가 제품 위주로 시장이 형성돼 수익성 개선을 위한 프리미엄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최근에는 하반기 전략모델 ‘갤럭시노트8’을 앞세워 애플 ‘아이폰8’, 샤오미 ‘미믹스6’와 삼파전을 벌이고 있다. 삼성은 맞춤형 서비스를 통한 공략법을 세우고 있다. 우선 음성인식 인공지능(AI) 빅스비를 인도식 영어 억양을 인식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계획 중이다. 사용자가 S펜을 이용해 힌디어로 필기하면 디지털화해 인식할 수 있는 기능도 검토하고 있다.

인도 카레
삼성전자 모델들이 인도 델리에 위치한 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QLED TV 런칭 이벤트’에서 ‘QLED TV’를 소개하고 있다.//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는 가전시장에서도 영향력을 차근차근 넓혀가고 있다. 회계법인 언스트앤영(EY)은 인도 가전시장 규모가 오는 2020년 290억달러(33조4800억원)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인도서 평판 TV 시장 30%, 프리미엄 TV 시장 50%의 점유율 유지 중하고 있다. 여기에도 현지화 전략이 주효하게 작용했다는 의견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인도의 PC 보급률이 낮은 점에 착안해, USB에 파일을 저장하고 다른 저장매체에도 옮길 수 있는 기능이 담긴 TV를 출시했다. 서비스도 맞춤형으로 진행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535대의 서비스 밴을 배치해 찾아가는 ‘수리야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인도서 7만여명의 고용을 창출해내며 국가 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인도
인도에 위치한 LG전자 브랜드샵에서 LG전자 직원이 고객에서 LG 정수기를 소개하고 있다.//사진제공=LG전자

LG전자 역시 인도서 냉장고 시장 점유율 30% 후반대, 에어컨은 약 20% 수준을 유지하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LG전자는 현지 주거환경과 생활문화 등을 고려한 특화 제품을 선보이며, 인도서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나갈 수 있었다. 전력 공급 차단 시에도 7시간 냉기가 유지되는 냉장고, 초음파로 모기를 쫓는 TV, 정수 기능을 한 단계 높인 정수기 등이 대표적이다.

향후 TV, 스마트폰 시장서도 영향력을 넓혀나가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시도할 전망이다. 지난달 인도가 말라리아와 뎅기열 같은 질병으로 인한 피해가 큰 지역이란 점에 착안해 모기 퇴치 기능을 내장한 스마트폰 ‘K7i’를 선보였다. 이 제품의 판매 가격은 7990루피(약 14만원)다. TV사업의 경우, 프리미엄 모델인 ‘올레드TV’ 중심의 프리미엄 생태계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LG전자는 인도 구르가온에 위치한 쇼핑몰인 엠비언스몰에도 대형 올레드 사이니지를 설치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포스트 차이나로 꼽히는 인도시장의 공략하기 위한 국내 전자업체들의 움직임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향후 프리미엄 상품 중심의 사업 구조 재편을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영훈 기자 han00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