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수형 정수기, 완벽한 시장 대세로 ‘자리매김’

한영훈 기자
입력일 2017-09-11 16:11 수정일 2017-09-11 17:37 발행일 2017-09-12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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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정수

물탱크(저수조)가 없는 직수형 정수기 제품이 시장의 대세로 자리매김 했다. 지난해 발생한 ‘저수형 이물질’ 파동 이후, 정수기 선택 기준이 ‘가격’에서 ‘위생’ 중심으로 무게추를 옮겨갔다. 외관 역시 한층 슬림해진 형태로, 인테리어적인 활용 가치가 높다는 분석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50만 대 규모였던 직수형 정수기 시장이 올해는 100만대 규모로 대폭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직수형 정수기는 물을 탱크에 보관하면서 제공하는 저수조형과 달리, 곧바로 물을 뽑아 마실 수 있다. 그만큼 세균이 번식할 가능성이 적다. 다만, 기존 직수형 정수기는 일반 정수만 추출이 가능하다는 단점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순간 냉각 기능’과 진공 단열 온수탱크 등을 활용해 이같은 단점을 상쇄하며 수요를 적극 늘려가는 모습이다.

직수형 정수기 시장에서 특히 두각을 나타내는 업체는 SK매직이다. SK매직은 직수형 정수기 부문에서 43%의 점유율로 업계 1위를 차지하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올해에도 깨끗한 직수 얼음을 만들 수 있는 아이스메이커 ‘슈퍼아이스’와 오스트리아 명품 브랜드 스와로브스키의 크리스탈을 취수구(코크)에 적용한 ‘슈퍼S에디션 정수기’ 등을 선보이며 입지 강화에 나섰다. 추후 관리 서비스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SK매직은 1년마다 직수관과 코크 3종을 교체하고, 조리수 밸브도 설치해주는 ‘5+케어 서비스’ 무상 제공한다. 4개월마다 살균 세척과 필터 교체도 진행한다.

쿠쿠전자의 직수형 정수기 ‘인앤아웃 코크 자동 살균 정수기’도 성장세가 가파르다. 이 제품은 쿠쿠전자의 정수기 렌탈 매출 중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는 ‘인앤아웃 탱크리스’와 ‘인앤아웃 퓨어’ 등 프리미엄 라인의 인기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쿠쿠전자 관계자는 “직수 타입이라도 물이 흐르는 곳은 오염될 수 있다”며 “이 제품들은 물이 지나는 관로부터 출수되는 코크까지 전기분해 살균 후 세척수로 한번 더 깨끗이 씻어내 미생물과 물때를 제거한다”고 설명했다.

LG전자 역시 직수형 정수기에만 주력하며 경쟁력을 확보해가고 있다. 최근 3개월 간 판매량이 10만대를 돌파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이는 80초에 1대씩 정수기를 판매한 셈이다. 인기 요인은 유지관리 서비스 ‘토탈케어 1.2.3’가 첫손에 꼽힌다. 이 서비스는 △매년 직수관 무상 교체 △자동·수동 2단계의 ‘UV-LED’ 코크 살균 △3개월 주기 방문 및 살균 케어 등 밀착형 고객 관리를 제공한다.

그간 저수조형을 고집하던 업체들도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청호나이스는 최근 직수형 정수기 개발을 마친 뒤 출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으며, 코웨이도 5중 필터를 채택한 직수 방식의 ‘코웨이 나노직수 정수기를 출시했다. 한샘 역시 직수형 정수기로 정수기 시장 재도전을 확정 짓고 구체적인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 한샘은 앞서 열린 독일 국제가전박람회 ‘IFA 2017’서 해당 제품들을 선보인 바 있다.

한영훈 기자 han00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