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증하는 '나홀로 가구'…공공임대주택 소득 기준 세분화한다

김영주 기자
입력일 2017-04-02 11:00 수정일 2017-04-02 16:25 발행일 2017-04-03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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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공공임대주택 입주 소득 기준을 1·2인 가구까지 세분화해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부는 30년 가까이 3인 이하 가구는 3인 가구로 간주해 동일한 소득 기준을 적용해왔지만, ‘나홀로 가구’가 급증하는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2일 “공공임대 입주자 소득 기준을 1·2인 가구까지 기준을 정하기로 하고 구체적인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국토부는 통계청이 내놓는 1·2인 가구의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을 기본으로 하되 주택 공급 상황과 가구별 주거비 지출 및 소비형태 등과 관련한 여러 변수를 반영해 입주 소득 기준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는 감사원이 최근 국토부의 공공임대주택 사업에 대한 감사를 벌여 입주자 자격요건이 1·2인 가구가 비약적으로 증가한 시대상을 따라가지 못한다고 지적한 데 따른 조치다.

국토부는 1989년 이후 통계청이 발표하는 전년도 전체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을 기준으로 이 소득의 50~100% 이하 가구를 국민임대나 영구임대, 장기전세임대, 분양전환 임대 등 공공임대에 입주시키고 있다.

4인 이상 가구부터 가구원 수에 따라 소득 기준을 차등화했지만 3인 이하 가구에 대해서는 동일한 소득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이에 나홀로 가구가 급증한 현 주거 문화를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2인 가구 비율은 1989년 19.2%에 불과했지만 2015년 53.4%까지 치솟았고, 고소득 싱글족이 공공임대에 들어오는 경우도 많아졌다.

평균소득 이하 가구가 입주할 수 있는 장기전세주택이나 분양전환 임대주택의 경우 작년 1인 가구는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 481만 6000원(2015년 기준)까지 입주할 수 있었지만 3인 가구는 가구원당 평균소득이 160만원만 넘어도 임대에 들어올 수 없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5년 1인 가구 월평균 소득은 226만9418원, 2인 가구는 371만4515원이었다. 1인 가구의 입주 기준은 실제 평균 소득보다 배 이상 높은 상황이다.

1·2인 가구로 소득 기준이 세분화되면 돈을 충분히 버는 싱글족이 임대주택 입주 대상에서 제외되는 만큼 기존에 소외됐던 저소득 계층이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영주 기자 young@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