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주택담보대출 70%가 ‘고위험대출’

김영주 기자
입력일 2017-01-15 17:58 수정일 2017-01-15 17:58 발행일 2017-01-15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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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V 70% 넘어 집값 하락땐 부실 위험
자영업자들이 저축은행에서 받은 주택담보대출의 약 70%가 담보인정비율(LTV·주택가격 대비 대출비율) 70%를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LTV 70%를 초과한 대출은 집값이 떨어질 경우 부실해질 수 있는 고위험 대출로 분류된다.

15일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자영업자들이 저축은행에서 받은 주택담부대출 규모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3조 3996억원으로, 1년 전 2조 7269억 원보다 24.7% 급증했다. 이 중 LTV 70%를 넘어서는 대출이 2조 2848억 원으로 전체 자영업자 주택담보대출의 67.2%를 차지했다.

이는 자영업자 주택대출이 규제의 ‘사각지대’에 있기 때문이다. 가계가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는 1금융권과 2금융권 모두 LTV 70% 규제를 적용받지만 자영업자가 주택을 담보로 대출받으면 ‘가계대출’이 아닌 ‘기업대출’로 분류돼 LTV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다. 기업대출은 대출 심사를 할 때 채무자의 소득보다는 연 매출 등 사업성과 연체 이력을 따져 한도와 금리를 산정하는데 문제는 자영업자의 주택담보대출이 주로 생활자금의 용도로 쓰인다는 점이다.

자영업자의 비은행권 대출과 LTV 70% 이상의 고위험 대출이 늘어나는 점도 문제다. 개인사업자 대출은 지난해 9월 말 300조 5000억 원으로 전체 가계대출(1295조 8000억 원)의 23.2%를 차지한다. 개인사업자 대출을 받은 자영업자가 가계대출을 추가로 받은 규모도 164조 원에 달한다.

개인사업자 대출의 85.6%가 은행권 대출이고, 나머지 14.4%가 저축은행 등 비은행권 대출이지만 비은행권 대출 증가 속도가 빠른 편이다. 저축은행의 자영업자 대출은 2014년 9월 5조 3000억 원에서 2015년 9월 6조 원으로 13.2% 늘어났다. 작년 9월 말 저축은행의 자영업자 대출규모는 7조 3000억 원으로 1년 동안 21.6%나 증가했다.

김영주 기자 young@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