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장률 소폭 하향, 기업 구조조정·美금리인상 리스크 고려”

이나리 기자
입력일 2016-10-13 17:32 수정일 2016-10-13 18:59 발행일 2016-10-13 3면
인쇄아이콘
2016101401020007364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운데)가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 시작 전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연합)

한국은행이 내년 경제성장률을 낮춘 가장 큰 요인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여파, 미 금리인상 가능성 등 대외요인에 더해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판매중단, 현대차 파업, 부정청탁법(일명 김영란법) 시행, 기업구조조정 등 여러 악재들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대내적 요인에서 볼 때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생산 중단의 여파로 막대한 영업손실은 물론, 대외적인 신뢰도 하락위기를 맞았다.

현대자동차도 올해 하반기 개별소비세 인하 조치 종료에 따른 내수 판매 부진과 노조 파업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자동차 3개사 모두 파업이 진행되는 가운데 7~9월 3개월 동안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 규모는 14만대다. 이는 전체 생산 규모의 3% 수준이다.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외환위기 때인 1998년 이후 18년 만에 역성장하게 된다.

가장 큰 대외적인 변수는 미국의 금리인상이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12월 정책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우리나라는 내외금리 차 축소에 따른 자본유출 우려 등으로 기준금리를 내리기 어려워진다. 앞으로 경기 부진에 대응해 통화정책을 쓸 여지가 적어지는 셈이다.

또 미국의 금리 인상이 자칫 중국 등 신흥국 경제를 흔들면서 국내 금융시장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다만 대내·외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음에도 세계 교역 회복에 따른 수출 여건 개선, 정부의 확장적 재정 정책에 따른 내수 증가 등으로 국내 경기에 완만한 회복세가 예상된다는 점에서 경제성장률을 0.1%포인트 소폭 조정하는데 그친 것으로 보인다.

이주열 총재 역시 내년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내린 배경에 대해 “한국경제가 안고 있는 구조적 문제는 물론이고 단기적 리스크(위험) 요인도 모두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향후 성장경로의 상, 하방리스크는 중립적”이라며 “하방리스크는 중국 성장둔화, 미국 금리인상,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 따른 글로벌 성장 둔화 가능성, 기업구조조정에 따른 경제심리 위축 가능성 등이 꼽힌다”고 설명했다.

반면 “내년에 우리나라의 경기 회복을 촉진하는 요인도 있다”며 “원자재 가격이 회복되면 신흥시장국 중심으로 글로벌 성장세가 좋아지는 효과가 있고 교역 신장률도 금년보다 나아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은은 내년 상반기와 하반기 성장률을 각각 2.5%, 3.0%으로 제시했다. ‘상저하고’의 흐름을 보일 것이란 예상이다.

이나리 기자 nallee-babo@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