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르는 2%대 성장 전망’…한국경제 ‘저성장 늪’에 빠져

김진호 기자
입력일 2016-10-13 16:33 수정일 2016-10-13 17:35 발행일 2016-10-14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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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해 고전을 면치 못했던 한국경제가 내년 역시 저(低)성장의 늪에서 쉽사리 헤어나지 못할 전망이다. 각종 대내외 악재 등으로 올해 2%대 경제성장률이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내년마저 2%대 성장이 예상돼 3년 연속 저성장 기조가 불가피해 보인다.

한국은행은 13일 ‘2016~2017 경제전망 발표’를 통해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9%에서 0.1%포인트 낮춘 2.8%로 조정했다. 앞서 한은은 지난 1월 내년도 경제성장률을 3.2%로 제시한 이후 석 달마다 3.0%, 2.9%로 계속 하향 조정해 왔다. 9개월 사이에 내년도 경제성장률을 0.4%포인트나 낮춘 것이다. 그만큼 내년에도 한국경제가 회복세로 반등하기 쉽지 않다는 점을 시사한다.

국내외 경제연구기관들의 전망도 크게 다르지 않다. LG경제연구원과 한국경제연구원은 최근 내년도 경제성장률을 모두 2.2%로 예측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6%로 전망했고, 모건스탠리 등 상당수의 글로벌 투자기관들도 2%대 초중반으로 내다봤다. 국회예산정책처도 민간소비 약화 등 내수부진을 이유로, 내년 성장률이 2.7%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시장에서는 오히려 이번 한은의 2.8% 전망치가 ‘장밋빛 낙관’이라는 비판마저 제기되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생산중단과 현대자동차·철도·화물 파업, 그리고 조선·해운 구조조정 여파 등의 대내적 악재만을 고려해도 한은의 내년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희망’에 그칠 것이라는 비관적 지적이다.

실제 소비, 수출, 산업생산, 고용 등 경제 전반에 불안요인이 산재해 있는 상황이다. 경제연구기관들은 특히 그간 경제성장을 이끌어 온 내수와 민간소비가 크게 위축할 것으로 예상했다. 1300조 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 등과 호황을 보여온 건설투자 부문의 약화가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했다.

조선·해운업을 중심으로 한 기업 구조조정도 우리 경제의 대표적 불확실성으로 꼽힌다. 일자리 감소가 그대로 실업률 등의 고용절벽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지난 12일 발표한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 9월 실업률은 3.6%로 동월 기준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청년실업률은 9.4%로 역대 최고치를 보였다.

연구소들은 수출 부진도 성장률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 분석했다. 최대 교역국인 중국의 성장세 둔화가 계속되고 미국을 중심으로 한 ‘보호무역주의’ 흐림이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내년 건설투자가 약화되면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어려울 것”이라며 “세계 경제의 하향 흐름이 이어지는 만큼 우리나라의 소비·수출도 부진할 개연성도 크다”고 우려했다.

김진호 기자 elma@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