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카슈랑스 규제완화 움직임…은행 VS 보험 재격돌

이나리 기자
입력일 2016-10-05 15:44 수정일 2016-10-05 18:58 발행일 2016-10-05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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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점포별 보험판매 인원 늘려야"
보험 "방카룰 규제완화 빌미 제공은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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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이 방카슈랑스(은행에서 보험판매) 규제 완화에 대한 목소리를 키우면서 보험업계와 갈등이 재점화되고 있다.

‘방카룰’이 생긴 이래 두 업계간 이견차가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은행권이 순이자마진(NIM)과 방카수수료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돌파구의 일환으로 방카규제 완화를 강하게 밀어붙이는 터라 충돌이 예상된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은행들은 방카 규제완화 등을 금융당국에 건의하고, 관련 세미나를 갖는 등 이를 강력하게 어필하고 있다.

하영구 전국은행연합회장은 지난 6월 열린 ‘방카슈랑스 제도 시행 평가 및 과제 관련 세미나’에 참석해 “소비자의 편의성과 금융산업 발전이라는 대승적인 관점에서 방카슈랑스 규제에 대한 완화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방카 규제 완화 중 은행권이 가장 강력하게 밀어붙이는 요구안은 현행 2명으로 제한된 은행점포별 보험판매 인원을 완화해 일반직원들도 방카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도록 허용해 달라는 것이다.

은행은 해외의 경우 판매할 수 있는 상품과 판매 비중을 제한하는 전례가 없고, 이런 규제는 소비자 권익 침해라며 완화를 주장하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소비자 입장에서 방카는 보험설계사를 통해 보험에 가입하는 것보다 접근성과 가입절차가 편리하고 더 저렴한 보험료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데 점포별로 판매인원을 제한하는 것은 소비자가 당연히 누릴 효용을 제약하는 것이자 방카 상담 서비스 질도 떨어뜨린다”고 지적했다.

반면 보험사들은 일반직원들에게 상품을 판매할 경우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일반 직원이 보험계약에 대한 정보를 조회할 수 있게 되면 다른 금융상품 판매에 이 정보를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판매인원 제한 완화를 빌미로 판매상품 제한, 25%룰과 같은 규제까지 풀어주는 물꼬를 터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즉 보험사들이 규제완화의 빌미를 제공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은행은 방카룰 규제에 따라 종신보험과 자동차보험 등을 방카로 판매하지 못하고, 한 보험사의 상품을 25% 이상 팔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규제 완화를 두고 지주차원에서 보험사가 있는 곳과 없는 곳의 의견이 다르고, 대형보험사와 중·소형보험사의 입장이 달라 금융당국도 어느 쪽의 손을 들어주기 난감한 상황이다.

이나리 기자 nallee-babo@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