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100] 퇴근후 장난감 놀이…'덕후'에 빠진 대한민국

박효주 기자
입력일 2016-09-21 07:00 수정일 2016-09-21 07:00 발행일 2016-09-21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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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의 경제학] 한국인 취미생활 관련 인식 조사

최근 몇 년 전부터 개인의 취향을 중시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경제성장과 함께 자기 만족 욕구와 개인화 성향이 커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른바 덕후(특정분야에 관심을 쏟는 사람)신드롬이 퍼지면서 실제 4명 중 1명은 스스로를 덕후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조사를 통해 취미생활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을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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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명 중 7명 “덕후문화, 개인의 취향”

시장조사전문기업 마크로밀 엠브레인의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세~59세 성인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취미생활’과 ‘덕후 신드롬’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취미생활을 즐기고 특정 분야에 관심을 쏟는 것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사회분위기가 확산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먼저 취미생활 관련 인식평가를 살펴보면 우리 사회가 점점 개인의 취향을 존중하는 쪽으로 변화되는 것 같다는데 응답자 대부분(76.7%)이 공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에 비해 타인의 개성과 취향을 존중하는 태도가 전반적으로 커진 것이다.

또한 10명 중 9명이 무언가에 열심히 관심을 갖는다는 것은 열정이 있어야 가능하며(92%), 이를 즐기는 것이 삶에 활력이 될 수 있다고(91.8%) 바라볼 만큼 개인의 취미생활도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모습이었다. 누구나 한번쯤은 깊이 빠진 취미가 있을 것 같다는데도 대부분(81.3%)이 공감했다.

다만 전체 응답자의 66.5%가 요즘 무언가에 빠져 열심히 즐기는 사람을 보면 왠지 부럽다고 말한다는 점에서, 실제로는 ‘충분하게’ 취미생활을 즐기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는 해석도 해볼 수 있었다.

◇ 응답자 65.5%가 “취미생활 가지고 있다”

전체 응답자의 65.5%가 취미생활(여행 및 휴식 제외)을 하나쯤은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남성(70.1%)과 20대(72.2%)가 취미생활을 비교적 잘 즐기고 있는 반면 여성(60.9%)과 30대(63.2%), 40대(59%)는 상대적으로 그런 여유를 많이 가지지 못하고 있었다.

주로 즐겨 하고 있는 취미생활은 대체로 문화콘텐츠 소비에 국한되는 모습이었다. 가장 많이 꼽는 취미생활은 영화감상(51.2%, 중복응답)이었으며 음악감상(35.1%)과 TV시청(33.6%), 책 읽기(31.2%), 게임(28.6%)도 많이 즐기는 취미활동이었다. 그 밖에 휘트니스·헬스(17.3%), 요리(16.7%), 스포츠 동호회(15.4%), 자전거 타기(13.7%)를 취미활동으로 꼽는 사람들이 뒤를 이었다.

최근 새롭게 조명 받고 있는 ‘덕후’에 대한 태도는 대체로 긍정적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덕후 문화 관련 전반적인 인식 평가 결과 전체 응답자의 68.8%가 덕후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전환될 필요가 있다고 답한 것이다. 나아가 2명 중 1명(48.3%)은 요즘 시대는 덕후처럼 한 곳에 많은 열정을 갖고 있는 사람이 성공하는 사회라고도 바라봤다.

덕후의 가치를 인정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이에 동의하지 않는 의견은 21.9%에 머물렀다. 또한 덕후가 되는 것은 시간과 비용을 의미 있게 사용하는 것이라는 주장에도 동의하는 의견(46.8%)이 동의하지 않는 의견(19.6%)보다 우세했다.

반면 덕후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은 그리 많지 않았다. 먼저 덕후들을 능력자처럼 인식하는 요즘 분위기가 마음에 들지 않다는 의견이 전체 20.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자신에게 덕후 성향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전체 4명 중 1명 정도로 나타났다. 덕후 성향에 대한 자가평가 결과 전체 27%가 덕후 성향이 있는 편이라고 응답한 것으로 남성(24.3%)보다는 여성(29.7%), 그리고 20대 젊은 층(20대 44%, 30대 28.2%, 40대 20.6%, 50대 15.2%)의 덕후 기질이 보다 강한 모습이었다.

키덜트 존 참고사진
키덜트족이 새로운 소비주체로 떠오르면서 롯데마트는 지난해 9월부터 구로점, 잠실점, 판교점 등 일부 매장에 ‘키덜트 전용관’을 개설했다. 사진은 롯데마트 판교점 키덜트 존(사진=롯데마트)
◇ 응답자 절반이상 ‘키덜트 문화’ 긍정적

스스로를 덕후에 가깝다고 응답한 사람들이 주로 많이 집중하고 있는 분야는 만화·애니메이션(59.3%)과 음악(59.3%)이었다. 영화(53.3%) 또한 덕후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많은 대표적인 분야였다.

한편 일종의 덕후 문화라고도 볼 수 있는 ‘키덜트(Kid+Adult)문화’를 바라보는 시선도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키덜트 문화에 대한 이미지를 살펴본 결과 대부분은 어릴 때의 감성을 추구하는 순수한 어른들의 문화이자(55.6%, 중복응답), 현대 성인들의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을 주는 문화(53.1%)라고 바라보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어른들이 가지고 있는 순수성을 표출하는 문화(32.3%)로 보는 시선도 많았다.

그에 비해 특정 분야에 대한 관심을 가졌지만 사회성은 다소 결여된 어른들이 즐기고(12%), 미성숙한 어린이 같은 어른들의 취미를 반영하며(7.2%), 소수의 미성숙한 어른들이 즐기는(6.1%) 문화라면서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은 적었다.

박효주 기자 hj0308@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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