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6 개각>조윤선 발탁이 하이라이트...'탕평'인사와는 거리

라영철 기자
입력일 2016-08-16 16:37 수정일 2016-08-16 18:12 발행일 2016-08-17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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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문체ㆍ농림ㆍ환경 등 3개 부처 개각 단행
박 대통령, 문체ㆍ농림ㆍ환경 등 3개 부처 개각 단행 (연합)

박근혜 대통령이 16일 단행한 3개 부처 장관과 4명의 차관급에 대한 개각은 내각의 안정화를 꾀하고 집권 후반기 국정과제를 잘 마무리하려는 의도에 방점을 둔 인사로 평가된다.

박 대통령은 이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조윤선 전 새누리당 의원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 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을, 환경부 장관에 조경규 국무조정실 2차장을 각각 내정했다.

또 국조실 2차장에 노형욱 기획재정부 재정관리관을,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에 정만기 청와대 산업통상자원비서관을 임명하고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에 박경호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를, 농촌진흥청장에 정황근 청와대 농축산식품비서관을 각각 임명하는 차관급 인사도 단행했다. 모두 행정고시와 기술고시 출신의 관료들로 채워진 점이 눈에 띈다.

문체부의 경우 박 대통령이 해외 케이팝(K-POP) 공연 등 최근 문화융성에 국정 드라이브를 걸면서 측근인 조 내정자를 장관에 발탁한 것으로 보인다.

농식품부는 현 정부 출범 이후 한번도 장관이 교체된 적이 없다는 점에서, 환경부는 미세먼지 대책 미흡으로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는 점에서 수장을 바꾼 것으로 풀이된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의 유임과 함께 차관급인 정황근 내정자와 노형욱 내정자를 기재부 출신으로 발탁한 것도 눈길을 끈다. 경제·사회·정책 전반에 대한 풍부한 경험과 식견을 보유하고 미래성장동력을 발굴해 우리 산업의 경쟁력을 키워나갈 적임자로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애초 교체가 유력하게 점쳐졌던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과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도 유임됐다. 이 장관의 경우 노동개혁과 구조조정에 따른 실업난 해소라는 숙제 때문에 재신임을 받았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도 ‘사드’ 배치 결정을 둘러싼 주변국 반발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시급한 외교·안보 현안 대응을 위해 유임시킨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 개각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는 이들도 많다. 개각 폭이 예상에 못 미쳤고 새 인물도 없이 ‘회전문인사’가 재현된 데다 ‘탕평인사’도 없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호남 출신의 전문성이 검증된 인사들을 등용할 것이란 기대와는 달리 7명의 입각 대상자 중 호남 출신은 전북 순창이 고향인 노형욱 신임 국조실 2차장 뿐이었다.

특히 각종 의혹으로 거센 사퇴 압박과 특별감찰을 받고 있는 우병우 민정수석이 이번 개각에서 빠진 것을 놓고 야권의 공세가 거칠다. 의혹의 진위 여부를 떠나 우 수석이 이번 개각을 위한 인사검증을 주도한 것만으로도 정치적 논란을 피해가기 힘든 상황이 됐다. 야권은 “쇄신과는 거리가 멀 뿐만 아니라 ‘돌려막기’식 ‘찔끔 개각’에 불과하다”고 평가절하했다.

라영철 기자 eli7007@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