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업계, 구글·애플 등 IT업계와 선긋기…"정보 유출을 막아라"

천원기 기자
입력일 2016-08-07 15:24 수정일 2016-08-07 15:26 발행일 2016-08-08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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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초 정부세종청사 안내동에서 국내 자율주행차 임시운행 1호 허가증을 받은 현대자동차 제너시스 차량이 시험주행을 앞두고 관계자가 최종 점검을 하고 있다.(연합)

현대차와 도요타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커넥티드카’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구글, 애플 등 글로벌 IT기업과 거리 두기에 나섰다.

미래 핵심 차종으로 자동차와 IT 기술이 융합된 자율주행차 등이 떠오르면서 그동안 자동차 회사와 IT 기업간 협업이 활발히 진행됐으나 완성차 업체들이 미래 시장을 IT 기업에 빼앗길 수 있다는 위기 의식을 느끼면서 ‘동맹관계’에 틈이 벌어지고 있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일본 도요타는 최근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으로 자동차 업체들이 속속 적용하는 구글 안드로이드차와 애플 카 플레이를 자사의 차량에는 적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대신 미국의 자동차 업체인 포드와 공동으로 새로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개발할 예정이다.

현재 너무 많은 데이터가 자동차 업계에서 구글이나 애플에 제공되면서 IT 기업들이 자동차 업계의 데이터를 활용해 독자적인 영업모델을 구축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에 따른 것이다.

세계 자동차 기술을 선도하는 독일의 BMW와 아우디도 커넥티드카 기술의 원천 기술 확보를 위해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면서 구글, 애플 등과는 선을 긋고 있다.

특히 아우디는 지난해 BMW와 다임러 등과 공동으로 25억달러 이상을 투자해 향후 무인주행 기술 개발과 관련해 잠재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는 카드 데이터 정보를 수집하는 기술을 보유한 노키아의 자회사를 인수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현대자동차도 구글, 애플보다는 세계 최대 네트워크 장비, 솔루션 기업인 시스코와 손을 잡았다.

현대차 등 완성차 업체가 구글, 애플 등과 거리를 두는 이유는 포털 등을 이용한 IT 기업의 정보 수집 능력 때문이다.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취합해 이를 활용하는 기술이 자율주행차 등 미래 커넥티드카의 핵심이지만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에게는 이같은 기술력이 없기 때문이다.

엔진, 구동 계통 등 하드웨어 중심의 자동차 기술이 소프트웨어로 이동하하면서 IT 기업에 역전 당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구글과 애플은 이미 스마트폰을 차량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접목시킬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상황으로 이를 통해 다양한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완성차 업체들이 구글, 애플 등 IT 기업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IT 기업이 자신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맞는 완성차의 차체를 선택하는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천원기 기자 000wonki@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