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점휴업' 폭스바겐, 수입차 시장 '저성장 늪' 빠지나?

천원기 기자
입력일 2016-08-04 16:07 수정일 2016-08-04 16:13 발행일 2016-08-04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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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진 예상됐던 도요타-혼다-닛산도 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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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사진왼쪽부터), 혼다, 닛산의 로고

판매금지 처분 등 폭스바겐 사태가 1년 가까이 장기화하면서 국내 수입차 업계가 ‘저성장의 늪’에 빠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좋든 싫든 폭스바겐이 수입차 시장의 성장세를 이끌며 업계 전반에 반사이익을 뿌렸지만, 이제는 역풍을 몰고 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수입차 시장이 무겁게 가라앉고 있다.

4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7월 수입차 신규등록대수는 전년(2만707대)대비 24.0% 감소한 1만5730대로 집계됐다. 전월에 비해서는 32.9% 급락한 것으로 올 1~7월까지 누적 대수는 13만2479대로 전년(14만539대)보다 5.7% 감소했다.

이대로라면 올해 수입차 업계가 예상한 25만5000대 판매는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최악의 경우 ‘수입차 20만대 시대’가 고작 1년만에 끝날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이 업계 전체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수입차 업계는 지난해 처음으로 연간 신규등록대수 20만대를 돌파하며 현대차와 기아차 등 국내 완성차 업계를 위협했지만, 폭스바겐 사태에 따른 수입차 이미지 추락과 규제가 강화되면서 사실상 정체 상태에 진입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수입차 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 폭스바겐 사태 이후 일본차가 약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지만 실제 판매량은 그렇지 않았다”면서 “폭스바겐 판매량을 누군가 가져가야 하지만 다른 경쟁사들이 전혀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폭스바겐은 지난달 전년(2998대)대비 85.8% 급감한 425대가 신규등록 됐고 같은 기간 폭스바겐 산하의 아우디 감소폭도 42.5% 달하면서 수입차 전체 판매량을 끌어 내렸다.

하지만 폭스바겐 부진으로 약진할 것으로 예상됐던 도요타와 혼다, 닛산 등 일본 업체가 이 부분을 치고 나와 판매량을 올리지도 못했다.

렉서스와 인피니트 등 고급 브랜드를 합한 도요타와 혼다, 닛산 등 일본 3사의 지난달 신규등록대수는 2434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2524대) 보다 오히려 소폭 줄었다.

닛산이 국내에서 배기가스 조작에 휩싸이면서 주력 차종인 ‘캐시카이’ 판매가 금지된 것도 일본 브랜드들이 판매량을 크게 늘리지 못한 원인이지만, 구설에서 비교적 자유로웠던 도요타와 혼다 역시 판매를 늘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독일 계열의 한 수입차 관계자는 “폭스바겐 사태의 장기화로 수입차 전체 이미지가 타격을 입고 있다”며 “일본차 업체들이 폭스바겐의 행정처분을 틈타 이달 프로모션을 강화하고 있지만 판매를 얼마나 늘릴 수 있을 지는 미지수”라고 밝혔다.

천원기 기자 000wonki@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