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날 위에 선 롯데자산개발…굵직한 프로젝트 어쩌나

한장희 기자
입력일 2016-06-15 16:12 수정일 2016-06-15 18:03 발행일 2016-06-15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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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수하는신동빈회장-팀만액시올대표
신동빈(오른쪽) 롯데그룹 회장이 14일(현지시간) 미국 루이지애나주 레이크찰스에서 열린 롯데케미칼 에탄크래커 및 에틸렌글리콜 합작사업 기공식에서 팀만 액시올 대표이사와 악수하고 있다.(롯데케미칼 제공)
 

롯데자산개발과 롯데건설 등 롯데그룹의 건설부문 양대 기업이 비자금 의혹 직격탄을 맞고 있다.

부동산디벨로퍼사인 롯데자산개발은 굵직한 프로젝트들이 무산위기에 직면했으며, 롯데건설은 자금흐름에 경고등이 들어왔다. 롯데그룹 비자금 조성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롯데자산개발 등을 정조준하면서다. 

검찰은 롯데그룹이 주로 부동산을 이용해 비자금을 조성했다고 판단하는데 이 과정에서 롯데자산개발이 핵심역할을 했다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현재 진행 중이거나 진행될 프로젝트에 연관성이 드러날 경우 차질이 예상된다. 

1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롯데자산개발이 추진 중인 프로젝트는 대형 상업시설과 생활인프라 등이다. 

롯데자산개발이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는 ‘롯데몰 송도’와 ‘롯데몰 은평’, KTX동탄역세권 개발사업 등이 있다. 

‘롯데몰 송도’는 연면적 41만3000여㎡ 규모로 쇼핑몰, 백화점, 마트, 시네마, 호텔, 오피스텔이 들어서며 쇼핑몰은 오는 2018년, 오피스텔은 오는 2019년 완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또 올해 말 오픈 예정인 ‘롯데몰 은평’은 지하 2층~지상 9층 연면적 16만여㎡ 규모로 쇼핑몰, 대형마트, 시네마, 키즈파크 등 복합쇼핑몰이 준비 중이다.

검찰, 롯데그룹 오너 일가 정조준
롯데 비자금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롯데 신격호 총괄회장의 집무실을 압수수색 중인 10일 저녁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 붉은색 항공장애등이 켜져 있는 모습. (연합)

올해 착수에 들어가는 KTX동탄역세권 개발사업도 롯데자산개발이 진행한다. 

동탄2신도시 중심앵커블럭 5만4000여㎡ 부지에 주거시설, 상업시설, 문화시설 등 복합단지를 계획 중이며 올 연말 착공해 2020년에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롯데자산개발은 강원도 속초에 리조트를, 서울 홍대입구역 인근에 호텔도 짓고 있다.

이번 수사로 일부 프로젝트의 경우 심각한 차질이 우려된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수사초기 단계라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비자금 조성이)사실로 밝혀지고 수사가 확대될 경우 일정부분 사업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KTX동탄역세권 개발사업이 검찰 수사 대상에 오를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롯데자산개발은 지난해 7월 롯데쇼핑이 롯데건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한 KTX동탄역세권 개발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당시 LH 등을 상대로 금품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이 불거진 바 있기 때문이다. 

한편 롯데건설은 유동성 흐름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재 롯데건설의 소송액은 총 1142억원이다. 또 오는 9월에는 2900억원 상당 회사채 만기일이 도래한다. 최대 4000억원이 넘는 금액이 ‘나갈 돈’으로 책정돼 있는 상태다. 

이런 가운데 지난 1분기 기준 이 회사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263억원 뿐이다. 작년 말(5262억원)보다 2999억원이나 줄어든 수준이다. 사업 진행 과정에서 공사미수금과 지출이 늘어나며 현금흐름이 악화된 탓이다. 

한장희 기자 jhyk777@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