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 무지개 표심, ‘래미안-자이’ 어디로 향할까

박선옥 기자
입력일 2015-12-17 09:39 수정일 2015-12-17 17:39 발행일 2015-12-17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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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 무지개아파트의 시공사 선정이 19일로 예정된 가운데 삼성물산과 GS건설의 경쟁이 치열하다. 사진은 무지개아파트 전경. (사진=박선옥 기자)

“시공사 수주전이요? 선거랑 똑같아요. 조합원의 표심이 어디로 향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나오기 때문에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거든요. 삼성물산 텃밭이라 유리해 보이지만 GS건설도 공을 들이고 있어 누가 될지 섣불리 예측할 수가 없어요.” (서초동 H부동산 대표)

강남역 일대 재건축 최대어로 꼽히는 서울 서초구 무지개아파트 시공사 선정이 이틀 앞으로 다가 왔다. 유독 ‘래미안’이 강세를 보이는 지역인 만큼, 삼성물산의 우세가 점쳐졌지만 막판에 GS건설이 무섭게 따라붙고 있다.

1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코앞으로 다가온 서초 무지개아파트 시공사 선정(오는 19일)을 앞두고 시공권을 따내기 위한 삼성물산과 GS건설의 경쟁이 치열하다.

삼성물산은 지역사업소별로 흩어져 있던 수주사업팀 인재들을 무지개아파트로 집결시켰다. 인원만 100명이 넘는다. GS건설 역시 도시정비1~3팀 50명을 전원 투입했다. 양사 모두 모든 전력을 쏟아 붓고 있는 것이다.

수주전이 과열되면서 ‘래미안 매각’과 ‘GS건설 재무구조 불안’ 등 간간이 상호비방도 이뤄지고 있지만 현장은 비교적 차분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여간해선 속내를 내비치지 않는 조합원들의 성향 때문이다.

양사는 “재건축·재개발 수주라는 게 어디든 끝나야 끝나는 거지만 무지개아파트는 특히 조합원들이 어딜 지지하는지 티를 안 내 어려움이 있다”고 입을 모은다.

다만 공사비, 사업조건 등에 대해서는 꼼꼼히 따지는 분위기다. 3.3㎡당 공사비로 삼성물산은 419만4000원, GS건설은 468만9838원을 제시했다. GS건설은 삼성물산이 2012년 서초우성3차를 수주하면서 적어낸 426만원대보다 낮은 금액을 제시하지 않을 것으로 봤지만 예상은 깨졌다.

업계 관계자는 “공사 원가를 고려할 때 삼성물산이 제시한 419만4000원은 수익을 거의 남기지 않겠다는 의미”라며 “무지개아파트를 수주하겠다는 의지가 큰 것 같다”고 귀띔했다.

서초동 W부동산 관계자는 “강남권, 특히 서초하면 래미안 아니냐”며 “이전부터 삼성물산을 당연한 파트너로 여기는 분위기가 많았는데 공사비까지 저렴해 래미안으로 마음을 굳혔다고 말하는 조합원들도 있다”고 전했다.

실제, 래미안은 유독 강남권에서 인기가 높은 브랜드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삼성물산이 강남3구에서 공급한 아파트는 지난 15년간 2만8810가구에 달한다. 2위인 현대건설(1만3696가구)의 2배가 넘는다. 강남3구 분양물량 대부분이 재건축인 점을 감안할 때 그만큼 래미안을 원한 조합원이 많았던 셈이다.

하지만 GS건설의 공세도 만만치가 않다. 애초 래미안 텃밭에 자이 깃발을 꼽겠다고 선언한 만큼, 사업조건과 단지특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조합이 제시한 1481가구보다 6가구 늘어난 1487가구를 짓기로 했다. 일반분양이 증가하면 조합원의 추가분담금이 줄어든다.

W부동산 관계자는 “당연히 래미안이라고 생각했던 조합원들도 지난 주말 있었던 설명회에서 GS건설의 설명을 듣고 흔들려 했다”며 “우성1~3차·신동아와 함께 래미안타운이 되는 것과 강남역 유일의 자이아파트가 되는 것 중에 어느 게 유리할지 고민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선옥 기자 pso9820@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