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M&A시장 다시 ‘찬바람’

박선옥 기자
입력일 2015-12-15 15:07 수정일 2015-12-15 18:19 발행일 2015-12-16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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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건설이 들어선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의 빌딩.(연합)

법정관리 건설사 매각 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상반기만 해도 건설사 M&A(인수·합병)시장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쌍용건설, LIG건설, 동양건설산업 등이 잇달아 매각에 성공하면서 나머지 업체들의 M&A도 활발히 진행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았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달라졌다. 중동 정세 불안 및 저유가 여파로 해외건설 시장의 전망이 불투명해진 탓이다. 여기에 주택시장이 과잉공급 경고등이 켜진 것도 M&A시장에 나온 건설사들의 매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1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동부건설의 매각 작업이 원점으로 돌아갔다.

동부건설은 하반기 건설사 M&A시장 최대어로 평가되던 매물이었다. 그럼에도 본입찰에 참여한 곳은 파인트리자산운용 한 곳 뿐이었다. 이마저도 파인트리자산운용과 본계약 체결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끝내 체결하지 못해 매각에 실패했다.

동부건설은 M&A를 앞두고 경영지원본부장이던 김경진 씨를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등 매각 작업에 총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후순위로 투자한 동부익스프레스의 매각이 무산되면서 동부건설도 덩달아 협상이 결렬됐다. 예정대로 동부익스프레스가 팔렸다면 동부건설은 700억원가량을 받을 수 있었다. 매각이 무산되면서 동부건설 가격과 조건에 대한 재협상이 불가피했지만 서로 의견차가 너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극동건설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졸업 1년 4개월 만에 다시 법원을 찾았다. 극동건설은 최근 세운건설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지만 인수희망자가 제시한 가격과 회생채무 차이가 크자 법원의 중재를 받고자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극동건설의 회생채무는 약 1135억원이다.

이에 법원은 “극동건설이 자체적으로 인수합병을 추진해 이달 3일 세운건설 컨소시엄과 투자계약을 체결했으며 시공능력 44위로 국민경제에 파급효과가 큰 점을 감안해 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법원의 중재가 M&A 성사로 이어된다는 보장은 없다. 동부건설도 우선협상대상자인 파인트리자산운용은 가격 조정 범위를 확대하자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해 협상이 중단된 바 있다.

이 외 우림건설, 성우종합건설, STX건설 등도 M&A를 추진하고 있지만 마땅한 인수자가 나서지 않는 상황이다.

건설사 매물이 나올 때마다 인수 대상자로 언급되는 한 업체 관계자는 “해외시장이 녹록치 않은 상황에서 국내 주택시장 하나만 보고 가기에는 위험 부담이 크다”며 “가격이 아주 저렴하거나 고급 기술을 보유한 게 아니라면 굳이 건설사를 인수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박선옥 기자 pso9820@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