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신도시급 아파트'에 빠진 건설사, 왜?

박선옥 기자
입력일 2015-11-05 17:46 수정일 2015-11-05 18:50 발행일 2015-11-06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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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편한세상 용인 한숲시티 모델하우스를 찾은 방문객들이 모형도를 살펴보고 있다.(사진제공=대림산업)

최근 들어 건설사들이 미니신도시급 아파트를 잇달아 공급하는 데는 규모가 클수록 단지 차별화가 쉽기 때문이다. 올해처럼 분양 물량이 쏟아지는 때는 웬만한 상품 구성으로 수요자의 선택을 받기 힘들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이다.

이에 업체들은 물량이 많아 당장 팔기는 어렵더라도 규모를 키워 외관, 조경, 커뮤니티시설, 편의시설 등에 공을 들이는 쪽을 선택하고 있다. GS건설 관계자는 “내부 평면은 아파트마다 큰 차이가 없지만 커뮤니티·편의시설 등은 단지 규모에 따라 달라지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즉 아파트가 클수록 다양한 커뮤니티시설이 들어갈 여지가 많고, 치열한 분양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GS건설이 평택에서 공급하는 ‘평택자이익스프레스’는 단지 내 2.5㎞에 달하는 산책로와 가족형 텃밭 자이팜, 캠핑을 즐길 수 있는 자이 홈 캠핑장을 조성한다. 또 상가에 SDA삼육어학원을 입점 시켜 할인혜택을 주고, 건널목을 건너지 않고 학교에 갈 수 있도록 계획했다.

여기에 2016년 개통 예정인 수서~평택 KTX 평택지제역과 단지를 왕복하는 ‘자이203익스프레스’도 운영한다. 아파트 안에서 여가·운동·교육 등을 원스톱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대중교통 문제까지 해결해주는 것이다.

대림산업이 용인에 짓는 ‘e편한세상 용인 한숲시티’는 단지 양쪽으로 750m씩, 총 1.5㎞의 스트리트상가를 짓고 직접 운영한다. 입주 초기 편의시설이 부족해 입주민들이 불편을 겪는 것을 방지하겠다는 의도다.

이와 함께 서울 남산도서관 2배에 달하는 도서관과 실내수영장, 피트니스센터, GX룸, 골프연습장, 풋볼경기장, 탁구장, 판매시설, 사우나, 탈의실 등의 편의시설도 제공된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입지가 다소 외진 편이지만 작은 도시로 조성하기 때문에 단지 안에서 모두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행정적인 측면에서도 아파트가 클 때 버스노선 하나라도 더 들어올 수 있어 입주민 편의성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대우건설이 김포에 분양한 ‘풍무푸르지오’는 젊은 맞벌이 부부들이 많은 지역적 특성을 감안해 보육특화 단지로 설계했다. 단지 내 어린이집을 비롯해 350명이 수용 가능한 유치원도 유치했다. 어린이 물놀이장, 수변생태학습장, 키즈로드 등도 제공할 예정이다.

장경철 부동산센터 이사는 “1000가구가 대단지라 하더라도 아파트가 많지 않은 수도권 외곽에서는 나홀로 아파트가 될 수 있다”며 “도심과 떨어져 있을수록 수천 가구를 공급해 도시 속 도시를 만드는 게 건설사와 수요자 입장에서 모두 유리할 수 있다”고 전했다.

박선옥 기자 pso9820@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