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투자증권 내분 장기화…‘집단행동’ 주도 임원 대기발령

심상목 기자
입력일 2015-10-02 16:47 수정일 2015-10-03 09:49 발행일 2015-10-02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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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진형식 개혁'에 반기…한화투자증권 지점장 집단 행동
한화투자증권의 리테일본부 지역 사업부장과 지점장 50여명이 지난 9월 30일 오전 주진형 대표실을 항의 방문해 다음 달 5일부터 실시할 예정인 서비스 선택제를 유보해달라고 요구했다. (사진=연합뉴스)

주진형 한화투자증권 대표가 ‘집단행동’을 주도한 임원들을 대기발령하면서 한화투자증권 내부 갈등 사태가 장기화될 전망이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 대표는 이날 낮 권용관 리테일본부장을 통해 변동환 재경2지역사업부장과 최덕호 영남지역사업부장에게 자택 대기발령을 통보했다.

(본지 9월 30일자 '한화증권 리테일 임원·지점장들, 주진형 대표에 공식 반기' 기사 참조)

서비스 선택제 도입을 놓고 임직원이 대표실을 항의 방문하고 성명을 내는 등 집단 반발에 나선 데 대한 징계 차원이다.

앞서 주 대표는 9월 중순 지역 사업부장과 지점장을 중심으로 서비스 선택제 도입에 반대하는 연판장이 돌자 이를 주도한 지역 사업부장과 지점장 등 2명에게 자택 대기발령을 내린 바 있다.

주 대표는 추진 중인 서비스 선택제를 임직원의 반대에도 시행을 강행하고자 일부 지점장에게 전화를 돌려 당초 예정대로 오는 5일에 시행하는 방법과 제도 도입을 2주 연기하는 방법 중 선택할 것을 요구하며 설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에서는 그러나 ‘2주 유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2주 유보안마저 반대의견에 부딪치자 이날 오전 재경 지점장 26명 전원은 주 대표실 앞에서 피켓을 들고 항의 시위를 벌였다. 오후에는 전국 각 지점의 직원과 프라이빗뱅커(PB)들도 여의도 본사에 모여 항의의 뜻을 표시할 예정이다.

이번 사태가 그동안 ‘개혁 실험’을 해 온 주 대표의 일방통행식 소통에서 빚어진 데다 이미 갈등의 골이 깊어진 상황이어서 사태 수습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인트라넷 등에서는 주 대표의 퇴진을 요구하는 직원들의 목소리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서비스 선택제는 고객의 주식 위탁 계좌를 상담 계좌와 비상담(다이렉트) 계좌로 나눠 다이렉트 계좌를 선택한 고객에게는 거래 건당 정액으로 수수료를 부과하는 것이다.

제도 도입을 반대하는 임직원들은 거래대금이 적은 투자자의 수수료 부담이 가중될 수 있어 고객 이탈과 영업기반 훼손이 우려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심상목 기자 ssm@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