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한화증권 주진형식 일방개혁에 지점장들 '집단 반란'

유병철 기자
입력일 2015-09-30 13:45 수정일 2015-09-30 18:26 발행일 2015-09-3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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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판장
한화투자증권 리테일본부 지역사업부장과 지점장들은 추석 연휴 직전인 지난 25일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이어 30일에 주진형 대표실을 항의방문해 성명서를 직접 전달했다.

증권가의 풍운아, 주진형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가 직원들의 반발에 직면했다. 이에 따라 주 사장의 개혁이 막판에 좌초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의 리테일 본부 사업부장들과 지점장들은 추석 연휴가 직후인 30일 주진형 대표실을 항의 방문해 다음 달 5일부터 실시할 예정인 서비스 선택제를 유보해달라고 공식 요구했다.

이들은 앞서 지난 25일 ‘서비스 선택제도 시행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발표했다. 

이어 사측에서 성명서의 사내 유포를 차단하기 위해 추석 연휴 기간에 직원 이메일 계정을 막는 등 조치를 취하자 직접 행동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이사주진형_사진
주진형 한화증권 대표
주 사장은 지난 29일 자신의 블로그와 페이스북을 통해 서비스 선택제는 그동안 해온 많은 개혁의 최종단계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서비스 선택제의 시행이 고객에게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불편을 주는 업무라고 주장했다. 고객 보호를 위해 자신들의 판단 하에 시행을 ‘전면 중단’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담았다.

또한 이들은 서비스 선택제를 시행하면 고객에게 불편을 초래하는 것은 물론이고, 고객과 영업사원의 연쇄이탈이 일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영업기반의 심각한 손실이 날 수 있다는 우려다.

한화투자증권은 다음달 5일부터 ‘서비스 선택제’를 시행할 예정이다. 서비스 선택제는 한화투자증권 고객의 주식 위탁계좌를 온라인전용 계좌인 ‘다이렉트 계좌’(비상담계좌)와 전담 프라이빗 뱅커(PB)에게 상담 서비스를 제공받는 ‘컨설팅 계좌’(상담계좌) 두 개로 분류해 수수료를 각각 다르게 부과하는 것이다.

사업부장과 지점장들은 성명서에서 “현 수수료체계로 변경한 지 1년도 안 되는 시점에서, 또다시 제도변경을 한다는 소식에 고객들이 많이 당황해 하고 있다”며 “주 사장의 부임 후 2년여 동안 일관되게 추진해 왔던 ‘고객 지향적 영업제도’과 크게 다른 제도라 고객과 직원 모두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사전에 서비스 선택제도를 이용하겠다고 나선 고객수가 전체의 15%밖에 되지 않는 상황이라 제도를 시행할 경우 많은 혼란이 우려된다”며 “고객과 직원의 생존을 위해 사업부장들과 지점장들이 내린 결론을 존중해주시기를 요청 드린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반란’은 지난 15일 전국지점장회의 이후 벌어진 연판장 사건 이후 2번째다. 당시 주 사장은 지점장회의에서 다음달 5일 시행 예정인 서비스 선택제 강행 의사를 밝혔다. 이에 대해 일부 지점장들이 연판장을 돌리며 반대 입장을 취했다. 이에 주 사장은 이들을 대기발령하는 조치를 하고 해당직원에 통보했다. 이로 인해 리테일본부장은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병철 기자 ybsteel@viva100.com